달팽이들이 가능한 한 다른 달팽이들이 지나간 길로만 다니는 것은 이렇게 함으로써 새 길을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를 3분의2나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고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영국 선더랜드 대학의 마크 데이비스 박사 등 연구진이 영국 과학원 회보 프로시딩스 B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점액을 분비하는 방식으로만 이동할 수 있는 달팽이들은 먹이로부터 얻은 에너지의 3분의1을 점액을 만드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달팽이의 이동 방식은 헤엄치거나, 날거나 걷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매우 비효율적이며 이 때문에 멀리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갯달팽이의 일종인 총알고둥(Littorina littorea)들을 현미경 슬라이드 위에서 기어다니게 하면서 이들이 새로 길을 만들기 위해 분비하는 점액의 양과 이미 다른 달팽이가 만들어놓은 길을 갈 때 분비하는 점액의 양을 비교한 결과 후자의 것이 30%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뒤 따라 간 달팽이가 이동하는 데 드는 에너지는 점액을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보다 35%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스 박사는 달팽이들이 이미 닦인 길을 가는 이유는 두 가지라면서 대부분의 달팽이들은 시력이 거의 없어 점액 흔적을 따라가는 것이 훨씬 쉽고 갯가에서라면 이런 끈적한 길이 먹이를 낚는 덫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달팽이들은 점액이 자신의 것인지, 남의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고 남의 것이라면 이성의 것인지 여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성 달팽이가 만든 길을 따라가는 것은 짝짓기의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편리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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