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시장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승을 부리는 것이 있다. 모기지 융자 사기가 그것이다. 유형은 다양하다. 우선 흔한 것이 변동 모기지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했다 금리가 오르는 바람에 페이먼트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주택 소유주에게 접근해 이를 해결해주겠다고 유혹하는 것이다. 다급한 소유주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이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처음에는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온갖 불리한 조건이 붙어 있어 겨우 장만한 집을 고스란히 빼앗기게 된다.
주택을 사는데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필요하니 이를 빌리는 조건으로 거액의 수수료를 주겠다는 것도 요즘 유행하는 수법이다. 공돈이 생긴다는데 혹해 이를 빌려주면 융자금을 챙겨 달아나는 것이다. 이름과 번호를 준 사람은 융자금 상환 책임을 그대로 떠안게 마련이다. 아예 신분을 도용하는 사기범도 있다.
한인 융자회사 직원들이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도용하거나 빌리는 수법으로 2,000만 달러의 불법 주택융자를 받아내 잠적한 대형 융자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LA 한인타운에 있는 ‘캘스테이트 펀딩’의 전현직 직원인 홍모씨 일당은 지난해부터 한인과 중국계 등 수십 명의 신분을 도용하거나 빌리는 수법으로 주택 1채 당 50만~100만 달러의 불법 융자를 받아 LA와 라스베가스, 풀러튼, 사이프러스, 다이아몬드바 등지에 주택 30여 채를 구입한 뒤 단기간에 되팔거나 담보 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로부터 2만 달러를 받기로 하고 소셜 번호를 빌려줘 위장 바이어가 됐던 한 한인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고 파산상태에 이르렀다”며 “홍씨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 너무나 후회 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제 와서 부질없는 이야기다.
지난 수년간 유례없는 붐 속에 가려졌던 온갖 부정과 비리가 부동산 침체와 함께 줄지어 터져 나오고 있다.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본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조건이 너무 좋거나 공돈이 생기는 거래는 십중팔구 수상하다고 보면 된다. 신분 도용을 막기 위해 자기 신상명세가 적힌 서류는 반드시 파기해 버리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택 융자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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