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 된 2천300년 전의 태양 관측대가 페루에서 발견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페루와 영국의 고고학자들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페루 서부 카스마-세친강 분지의 찬키요 유적지에 있는 `13개의 탑’은 1년에 걸친 일출과 일몰의 방향을 잇는 호(弧)를 이루고 있어 태양력 달력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며 이는 오래 전부터 이 곳에서 발달된 태양 숭배 의식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스터 대학의 클라이브 러글스 교수는 이 탑들은 100년 전부터 그 존재가 알려져 있던 것들인데 아무도 그 의미를 몰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처음 본 순간 이 탑들이 완벽한 태양의 호를 그리고 있는 것을 보고 숨이 막힐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찬키요의 13개의 탑은 낮은 언덕의 능선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약 300m에 걸쳐 세워져 있는데 비교적 보존 상태가 좋으며 내부에 정상부로 오르는 돌계단이 있다. 여기서 동쪽과 서쪽으로 각각 230m 떨어진 거리에 관측소로 보이는 두 개의 구조물이 있다.
75~125㎡ 넓이의 장방형 탑들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어 멀리서 보면 가지런한 치아 모양의 스카이라인을 이루는데 서쪽 관측소에서 보면 맨 오른쪽 탑의 바로 오른쪽에서 12월 하지의 해가 떠오르고 맨 왼쪽 탑의 바로 왼쪽에서 6월 동지의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탑들은 고대 페루인들이 태양이 한 탑에서 다음 탑으로 넘어가는데 걸리는 날짜를 계산해 달력을 삼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했다.
이들은 또 고대인들이 태양 숭배 문화를 가졌으며 관측시설은 특정한 날을 가리켰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관측소는 2~3명 이상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좁았으며 여기에 들어가는데 공식적인 절차 나 의례적인 과정 등 엄격한 제한이 있었고 이 곳에서 특별한 의식이 치러졌음을 보여주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제 등 특별한 사람만이 특수한 지점에서 특수한 시각으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었고 일반인들은 바로 옆 광장에서 축제를 벌이며 일반적인 시점에서 일출을 보았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러글스 교수는 잉카인들이 서기 1500년 경 태양을 관측했고 이들의 종교가 태양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긴 하지만 찬키요의 탑들이 하지 무렵 태양 관측에 사용된 것을 보면 이들의 태양숭배 역사는 훨씬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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