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이 기억력 향상에 좋은 것과 마찬가지로 수면이나 학습시 장미꽃이나 과일향기 등 냄새를 맡는 것도 새로운 기억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루벡대학 얀 보른(신경생물학) 박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9일자에서 기억게임을 하면서 장미향기를 맡은 학생들에게 잠잘 때 다시 장미향기를 맡게 한 결과 다음 날 게임에서 그렇지 않은 학생을 15%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냄새의 기억증진 효과는 일부 종류의 기억에만 효과가 있고 숙면상태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카드 2장을 뒤집어 짝을 맞추는 게임을 하도록 했다. 장미향기가 나는 방에서 게임을 한 학생들에게 저파수면으로 불리는 숙면상태에 들어간 한 밤중에 다시 장미향기를 맡도록 한 후 다음날 게임결과를 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결과 수면중 장미향기를 맡은 학생들은 짝맞는 카드의 위치를 97% 정확히 기억한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은 86%에 그쳤다.
보른박사는 인터뷰에서 이런 시시한 것 정도는 충분히 기억할 능력이 있는 의대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면서 직업 선수에게 100m 달리기를 시켜 기록을 0.03초 단축했다고 할 경우 성과는 대단치 않지만 그건 바로 세계기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연구결과가 과학자들이 자는 동안에 기억이 굳어지는 수면 사이클을 겨냥한 기억치료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저파수면으로 불리는 숙면의 양이 감소한다. 3세 아기의 경우 수면의 50%가 저파수면이지만 성인이 되면 20%로 줄어든다.
보른 박사는 깨어있을 때의 경험은 밤에 뇌의 해마 상 융기지역에서 재생, 분류돼 의식기억 보관지역인 신피질에 전달된다면서 이 대화는 꿈을 꾸지 않는 숙면기에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파수면상태가 아닌 다른 수면상태나 깨어있는 상태에서 향기나 냄새를 맡게 한 결과 숙면상태 때와 비슷한 기억증진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손가락의 연속 두드림 등 신체적 기억증진에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저파수면의 집중도를 높이거나 지속시간을 늘림으로써 뇌가 기억을 형성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저파수면을 강화하는 약품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보른 박사는 자거나 공부할 때 향기를 내보내 완만하게 뇌를 자극하는 냄새 장치를 개발하는 것은 아주 쉬울 것이라면서 뇌는 1분만 노출되면 냄새를 묵살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냄새를 발생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AP.블룸버그=연합뉴스) l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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