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란 정견과 정치 이념을 같이 한 사람들이 조직한 정치단체로서 정당의 정책과 비전 제시로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의원이 당의 정강정책을 의회에 반영, 실행함으로써 이에 대한 심판으로 정권 장악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선택한 정당은 정치 운명과 함께하는 평생 정치적 반려자라 할 수 있다.
19세기 성숙한 의회정치와 함께 발달한 정당은 민주정치 체제의 기본적인 제도로서 영, 미를 비롯한 서구 선진국에선 다수당제인 양당제가 정착되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 정당은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로 야당이 된다. 야당은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체적 검토와 반성으로 새로운 정책을 개발,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고 집권당인 여당과 국익를 위한 정책 경쟁으로 차기 수권 정당으로서 노력을 다하는 것이 정당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개국 이래 처음 맞이하는 민주제도 탓인지 그 수많은 군소 정당 가운데 현재까지 지속되는 정당은 하나도 없고 필자가 기억하는 정당도 수개에 불과한 과도기를 겪었다. 한 사람에 의한 정당은 일인자의 정치 생명과 함께 일인용 사당(私黨)으로 막을 내렸고 선거철 이합집산(離合集散)으로 이루어진 정당은 일회용으로 선거와 함께 사라졌으며 오합지중(烏合之衆)으로 만들어진 철새정당은 정치철이 지나면 끝이 났다. 그리고 이름과 옷을 바꾸었다 해서 새 사람이 될 수 없듯이 정당의 이름과 겉이 열 번 바뀌어도 새로운 정당이 될 순 없다. 정당과 당원이 새로 태어나고 정치이념과 강령이 새로워야 한다. 예를 들자면, 백년을 서약한 부부가 사정이 있다하여 가정을 버리고 뛰쳐나가 재혼하였다면 가족은 물론 사회의 신임과 존경을 받지 못하고 윤리적 배반행위에 대한 지탄을 면치 못 할 것이다.
내우외환을 자초한 조선시대의 붕당인 사색당파를 살펴보자면 권력 쟁탈전으로 인한 학파, 거주지에 따른 동인과 서인, 또 동인에선 사사로운 의견대립으로 남인과 북인, 서인에선 연령 차이에 의한 노론과 소론, 노론은 또 다시 인맥 따라 원당, 낙당, 산당, 한당, 그 외에 또 다른 사파, 벽파로 분열되었다. 이와 같이 사분오열된 당쟁이 부른 임진왜란은 유사 이래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국난으로 또다시 반복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큰 교훈을 남겼다.
여하튼 고기는 물을 떠나 살 수 없고 나무는 흙을 떠나 존재할 수 없듯이 정당은 국민과 국가를 떠나서 성립될 수 없다. 우리도 이젠 산전수전 다 겪은 성숙한 60년의 정당사를 지닌 민주시민으로서 앞으론 파벌과 인맥, 지연과 혈연, 학연과 정분을 초월한 오직 국리민복과 국가 발전을 위한 국민 속에 뿌리 내린 거국적 공당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때 온 국민은 그 정당에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정두경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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