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학자 그룹이 120년 전 발견된 248차원 도형의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 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 등이 19일 보도했다.
18명의 미국 및 유럽 컴퓨터 과학자 및 수학자로 구성된 ‘아틀라스’ 그룹은 지난 1887년 노르웨이 수학자 솝후스 리(Sophus Lie)가 고안한 대칭형 ‘리 군(群)’도형의 최고봉인 E8의 구조를 4년 간 연구한 끝에 마침내 해답을 발견, 19일 미국 수학연구소를 통해 발표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데이비드 보건 교수는 ‘E8을 구성하는 문자표 : 우리는 어떻게 453,060 x 453,060 매트릭스를 풀고 행복을 발견했나’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 문제의 해법을 발표하면서 이로써 우주의 구조를 밝히는 끈 이론과 같은 4차원 이상의 물리학과 수학 분야에 진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球)나 원통, 원추 등은 일반인에게 익숙한 3차원의 대칭 도형이지만 E8은 248개의 차원이 들어 있는 최고로 복잡한 기하학적 도형이며 아직까지 이보다 복잡한 도형은 나오지 못했다.
보건 교수는 수학자들은 거의 언제나 기존 문제보다 복잡한 문제를 제시할 수 있었지만 리군 도형에서만은 E8보다 복잡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문제의 해법은 60기가바이트 규모, 즉 MP3 포맷에 45일분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분량이며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60배에 달한다. 해답의 수식을 모조리 작은 활자로 풀어놓으면 맨해튼 전체를 완전히 덮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문제는 추상적 수학 개념이기 때문에 도형의 구조를 2차원 평면인 종이에 그려 보여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문제의 해법을 개념화, 설계화하고 계산법을 고안하는 데 4년이 걸렸으며 마지막으로 각 학자들이 독자적으로 계산한 결과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미국의 세이지(SAGE)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3일 연속 연산하는 방법으로 최종 해법을 내놓았다.
종전에 수학자들이 고독한 연구 끝에 문제의 해답을 발견한 것과는 달리 이번 연구는 이론 수학과 초정밀 컴퓨터 작업을 결합시킨 국제적인 협동작업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새로운 성과로 꼽힌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한 전문가는 E8 문제의 해법은 자연의 궁극적인 대칭 구조를 밝히는 이론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학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논평했다.
독일 알버트 아인슈타인 연구소의 헤르만 니콜라이 소장은 수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E8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알고 있었지만 물리학자들이 그 탁월한 역할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라고 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력을 다른 힘과 결합시켜 일관성 있는 양자중력 이론으로 개발하려는 연구는 거의 모든 길목에서 이 문제와 부딪힌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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