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학생들이 학교에서 타인종 학생들과 인종적 갈등에 휘말리는 사례가 불거지고 있다. 이런 마찰은 주로 한인 학생과 히스패닉 학생이 대다수인 LA 일원의 중고교에서 잦다. 두 인종 학생들 사이에 툭하면 욕설이 오가는 등 반목의 골이 깊어서 조만간 무슨 일이 터지고 말듯 한 긴장감이 감도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인종별로 떼를 지어 편 가르기를 한다면 이는 교육의 실패이고, 그보다 앞서 위험하다.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면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인종’이다. 한국에서는 생각지도 않던 인종적 정체성을 이곳에서는 불쑥불쑥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이민자 부모들로서는 아이들이 밖에서 인종차별을 받지 않을까, 왕따 당하거나 기죽지는 않을까 항시 불안하다.
실제로 또래들로부터 인종차별적 놀림을 당하고, 교묘하게 차별하는 교사로 인해 마음고생하며 학교에 다니는 경험은 우리 자녀들에게 낯설지 않다. 자녀가 인종차별로 상처받지 않도록 부모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하다면 학교 측에 협조를 요청해야 하겠다.
그렇다고 우리가 인종차별의 피해자 입장에만 서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종차별의 주체인 경우도 많이 있다. 대부분의 소수민족에 대해 배타적이고 인종차별적인 태도가 한인사회에는 만연돼 있다. 한인업소들이 종업원으로 주로 고용하는 히스패닉에 대해서는 특히 차별적인 경향이 강하다. 교정의 한인, 히스패닉 마찰은 그 뿌리를 어른 사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자녀교육의 목표는 이 사회를 이끌어갈 훌륭한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다. 다민족 사회에서 리더의 가장 기본적 자질은 인종적 평등사상이다. 인종적 벽을 안고는 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제까지 2세들에게 민족적 정체성을 심어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거기에 더해서 타민족들을 같이 포용하며 존중하는 의식을 심어주는 일이 필요하다. 부모들은 우선 집안에서 무심코 던지는 인종차별적 언행부터 삼가야 하겠다. 자녀들이 인종차별이나 적대감을 어디서 배우겠는가.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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