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가주 참선모임 ‘수선회’ 리더 박선흠 거사의 편지
좌선은 하지만 화두에 대한 의심이 잘 안되기도 하지요. 이것은 참선 공부인들에게 어찌 보면 영원한 숙제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화두 의심이 잘 되지 않더라도 삼매에 잘 들지 못하더라도 노력하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제가 선지식들께 들은 가르침으로는 화두 의심이 잘 되지 않은 이유는 대체로 아직 ‘우리가 본래 부처다’라는 것에 대한 믿음과 이것을 깨치고자 하는 발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다시 말해서 화두 참구를 하려고 좌선을 하는데 화두에 대한 의심은 일어나지 않고, 온갖 번뇌망상이 끊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로 화두의 가치, 번뇌망상이 얼마나 덧없는지에 대한 정견이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일상생활 가운데 나와 온 우주 만물이 모두 연기로 존재하고 실체가 없고, 무아라는 사실을 철견한다면 이 무아의 도리를 직접 깨치고자 화두 참선을 하는데 번뇌망상이 끊어지지 않는 것은 ‘내가 있다’는 유아(有我)론적 사고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연기가 무아고 무아가 연기이며 그 안에 중도가 있지요. 다 같다는 거죠. 참 아름다운 이치입니다. 그런 까닭에 중도, 연기를 생활 속에서 이해해서 정견을 세우고 우리가 본래 성불이라는 확고한 믿음과 이것을 체험하고자 하는 발심이 굳건하다면 화두 공부에 더욱더 힘이 붙을 것입니다.
그러하오니 화두 공부에 진척이 없으시다면, 또한 중도 연기에 대한 정견이 미흡하거나 신심과 발심이 어떠한지 스스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스스로의 점검한 결과 정견이 미흡하다면 먼저 정견을 확고히 세우는 공부를 더 하셔야 하고요.
신심과 발심이 부족하다면 절을 병행하시면서 발심을 돋우는 방법도 권해 드립니다. 부디 향상이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유인 박선흠 합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