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따돌림을 당하던 끝에 화가 나 한 말이 문제가 돼 정학을 당한다. 영문도 모른 채 갑작스레 학교당국으로부터 호출을 당한다. 그것도 부족해 경찰조사를 받고 정신감정까지 받는다. 엉뚱한 신고 때문이다.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 후유증으로 한인학생들이 경찰조사를 받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메릴랜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인 이군의 케이스가 그 하나다. 평소 조용한 편인 이군을 주변 학생들이 버지니아텍 사건의 조승희와 비교하며 놀리자 화가 나 한 마디 했다. ‘내 미래가 좋지 않으면 나도 총을 쏠 수 있다’고. 그 한 마디에 경찰이 출동했고 정신감정에, 정학처분을 받았다. 필라델피아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한 한인 여학생도 살인위협을 했다는 무고성의 엉뚱한 신고로 역시 정신감정까지 받았다. 문제는 이 한인 여학생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다. 그 소동 후 울기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단 한인학생들 뿐이 아니다. 다른 아시아계 학생들도 걸핏하면 놀림을 당한다. ‘왕따’를 당하고 위협을 당한다. 한 중국계 학생은 폭력적인 내용이 담긴 에세이를 썼다는 이유로만 경찰에 체포됐다. 이런 사례가 적지 않게 접수되고 있다는 게 전국아시아태평양의회(NCAPA)의 지적이다.
착잡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해도 된다. 컬럼바인 총기사건 8주년을 전후해 버지니아텍 총기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 유사범행 위협이 그치지 않고 있다. 학교당국으로서는 조그만 소리가 나도 과잉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분위기에서 한인 학생들이, 아시아계 학생들이 시달림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사건은 대학에서 발생했지만 후유증은 중고교에서 나타나고 있다. 10대 청소년기는 여러모로 미숙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다. 달리 말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다. 또 ‘피어 그룹’의 영향이 가장 큰 시기로, 친구들로부터의 따돌림은 큰 상처로 남게 된다. 때문에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부모들의 세심한 보살핌이고 차분한 충고다. 자녀들에게 지갖없는 놀림이나 말다툼에 휩쓸리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도록 평소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써 대참사의 후유증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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