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문학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학의 작품성이나 독자와의 관계에서는 논란이 많다. 목소리는 높은데 내용이 없는 것이다.
옛날에는 등단은 좁은 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개방되어 문학가로서의 자질이 없이도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문예지를 통해서 신인들이 양산되고 있고, 신문의 신춘문예도 해를 거듭 할수록 늘어만 간다.
개중에는 참 좋은 작품을 써서 등단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기본적 수업도 거치지 않고 몇 편의 작품을 쓰고 문학지 추천으로 등단하여 물을 흐리는 문인들, 작품을 마구 써서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발표하며 독자들을 혼란시키는 문인들, 그들과 같이 어울려 문학인의 긍지를 훼손하는 문인 등 문학인들의 자성이 있어야 한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은 것은 문인사회가 잘못 가고 있다는 빨간불 신호이다.
문단 내에 파벌간의 파워게임이 생기고, 치열한 대립과 갈등, 균열로 기존의 문학관이 송두리째 흔들리며 훼손되기도 한다. 이 모두가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을 갖는 작태들이고 문인들 스스로가 문학가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일이다.
‘소나기’를 통해 순수로 빚어진 애틋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 황순원 선생은 그가 봉직 하던 대학으로부터 수차례 학장 보직과 문학박사 학위 수여의 제의와 권유를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교수면 됐지,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며 작가면 됐지 문학박사는 또 뭔가”라는 말씀을 하셨다.
잠언 같은 그 말은 문학하는 사람들에게 문학의 본질을 준열하게 보여주고 작가정신의 투명성을 천명한다.
일찍이 몽테뉴는 “글 쓰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또 읽는 이를 감동시키고 교화하는 것이 문학의 힘이고 또 문학가의 사명”이라고 했다. 문학을 하며 글 따로, 행동 따로 한다면 그것은 세상의 시장원리와 다름이 없다.
문학은 숭고한 창작활동의 소산이다. 진정한 문학가는 현대사회의 정신적인 빈곤을 문학으로 채우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가치의식이 확실한 좋은 작품을 먼저 많이 써야 할 것이다. 예민한 풀잎 같은 감성과 이성으로 시대와 사회를 직시하고 진실한 양식을 가지고 삶을 표현하는 작품 , 문제를 제시하고 또 문제를 해결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작가적 자세와 문학인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때 진정한 문학가로서의 위치도 정립되고 문인다운 대접도 받게 될 것이다.
김영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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