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한 유명 치킨업체 LA지점이 한인 타운에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 즐기던 매콤달콤 바삭바삭 튀김 닭 맛을 그리워하던 한인들은 물론, 직접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일찍이 그 명성을 들은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이 업소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한국 피자업체도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고구마 피자를 소개, LA 한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 요식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웬만한 한국 먹거리는 모두 LA에서 맛 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들 업체는 주류 및 타인종 시장으로의 진출까지 꿈꾸며 현지화를 꾀하고 있으니, 미국 전역에서 한국의 맛을 볼 수 있는 가슴 벅찬 날이 조만간 올지 누가 아는가.
그러나 ‘그 날’이 오기까지 한국 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한 치킨업체는 닭의 여러 부위를 섞은 요리를 ‘콤보’라는 이름으로 선 보였다. 미국에서 콤보는 메인디시와 사이드디시, 혹은 음료수를 곁들인 세트메뉴를 의미한다. 고객들이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을 것이 자명한데, 현지시장과 고객, 마케팅 용어 등에 대한 사전연구 및 준비 부족에 아쉬움이 남는다.
가격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한 피자업체는 2~3명이 먹을 수 있는 중간 사이즈 피자를 13.50~16.50달러에, 큰 사이즈는 18.50~23달러에 판매한다. 그 맛이 사무치게 그리워 결국 지갑을 열기는 하지만, 큰 사이즈 한판에 12~17달러인 미국 피자와 비교할 때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미국 식당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식 양념치킨은 바삭하면서 매콤한 맛이 깜짝 놀랄 만큼 맛있다”며 “그러나 작은 박스 하나에 17달러로 가격이 비싸 자주 먹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지난해 문을 열었던 한 유명 라면집은 한국에서 2,500원~3,500원짜리 라면을 6~7달러에 판매, 처음에는 고객이 붐볐으나 결국 가격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몇 달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업체 관계자들은 미국에 진출할 때 허가절차가 한국보다 복잡한데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가격을 한국과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6,000원짜리 칼국수를 미국에서도 6.99달러의 엇비슷한 가격에 판매하는 한 칼국수 전문 업체의 전례를 보면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 싶다.
한국 고유의 맛으로 한인에게는 향수의 맛을, 주류 고객에게는 기존 맛과는 다른 차별화를 선사하는 한인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출은 실로 반가운 일이다. 한국 업체들이 맛과 서비스는 물론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키워 미전역과 타인종 시장으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지은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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