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위반” “의도불순” 맞서

미주 한인상공인 단체들의 연합체인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의 양재일 제20대 신임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단체가 내분에 휩싸였다. 임계순 전 제19대 회장을 중심으로 한 양재일 회장 반대 회원들은 아예 따로 회장까지 선출하는 등 상공인총연이 파행,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내분의 배경
지난 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 양재일 제20대 신임 회장은 지난 3월1일~3월15일 회장 입후보 기간중 2만달러 공탁금을 지불하고 회장에 출마했다. 입후보 기간중 경쟁후보가 나서지 않으면서 결국 단독출마해 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 5월 25~27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제26차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에 임계순 회장이 불참한데 이어 임 회장은 28일과 29일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따로 ‘총회’를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리틀록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으며 서정석 제19대 수석부회장을 비상대책위원장 겸 임시 회장으로 선출했다.

▲양측 주장
양재일 회장측은 선거과정이나 정기총회 모두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특히 라스베가스 총회를 결정해놓고 총회직전에 갑자기 불참을 통보한 임계순 회장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또 집행부였던 임계순 회장이 임명한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선거절차가 진행됐으며 회장 출마 공탁금 2만달러까지 지불하는 등 정관이 명시한 모든 절차를 거쳤다고 말한다.
임계순 회장측은 제20대 회장 선거를 주관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정형)가 회장선거를 치루면서 수차례 정관을 위반해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파행 선거를 통해 선출된 양재일씨의 회장 선출과 양재일씨의 회장 선출을 인준한 라스베가스 총회는 원천무효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문제점과 해결책
임계순 회장측은 양재일 회장 선출 과정에서 ‘정관 위반’ ‘파행 운영’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상공인총연 사정에 정통한 원로들은 오히려 임계순씨와 양재일씨의 감정싸움을 현 내분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제19대 임기에서 임계순씨는 회장으로, 양재일씨는 이사장으로 상공인총연을 함께 이끌어나가면서 정관 개정, 협회 활성화 등 주요 현안마다 심각한 의견충돌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상공인총연의 현 협회 구성 및 회장 선출 방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상공인총연에 가입하는 상공인단체마다 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동수의 투표권 이사를 배정하다보니 미주한인사회의 인구 실상과는 전혀 다르게 상공인총연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따라 양재일 이사장은 LA와 뉴욕 등 인구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 인구비례 이사제도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상공인총연의 회장직을 봉사직보다는 명예직으로 생각하는 전직 회장들의 행보도 지적을 하지않을 수 없다. 협회 웹사이트, 사무국 조차 없는 사실상 이름만 존재하는 단체지만 한국에서는 ‘총연 회장님’으로 융슝한 대접을 받는다.
많은 상공인총연 회원들은 협회가 더 이상 분열되지 않으려면 양재일 회장의 당선을 인정하고 대신 양재일씨의 반대파에 이사장직을 양보하는 ‘대통합’도 좋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양재일 이사장(왼쪽)이 지난 5월26일 이정형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회장 당선증을 받고 있다>


<임계순 전 회장(오른쪽)과 서정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L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진천규 기자>>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