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코스에서‘천사’가 웃다
+5로 버텨 우즈·퓨릭에 1타차 우승
아르헨티나의 베테랑 안헬 카브레라(37)가 생애 첫 PGA투어 타이틀을 US오픈에서 따내며 남미출신으로 사상 두 번째이자 40년만에 처음으로 세계 골프 메이저 챔피언 반열에 올랐다.
17일 펜실베이니아 근교 오크몬트컨트리클럽(파70·7,230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107회 US오픈 골프챔피언십에서 카브레라는 마지막날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5오버파 285타로 세계랭킹 1위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3위인 ‘8자스윙의 달인’ 짐 퓨릭(이상 286타)을 1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카브레라는 후반 중반 우즈와 퓨릭에 3타차 리드를 잡았다가 16, 17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며 무너지는 듯 했으나 퓨릭과 우즈가 끝내 역전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주저앉는 바람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신데렐라 챔피언이 됐다. 특히 2라운드에서 마지막 홀 버디를 잡는 바람에 세계 2위 필 미켈슨을 컷오프시켰던 카브레라는 이날 1위 우즈와 3위 퓨릭의 추격을 따돌려 이번 대회에서 세계 1, 2, 3위를 차례로 무릎 꿇리면서 우승한 셈이 됐다.
<우승트로피를 포옹한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카브레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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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라운드 선두 애런 배들리에 2타 뒤진 2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배들리가 첫 홀 트리플 보기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한때 공동선두로 나서기도 했으나 곧 3번홀 더블보기로 미끄러졌고 이후 험난한 오크몬트에서 버디 1개만을 잡고 보기 1개를 보태 2오버파 72타를 치는데 그치며 1타차로 타이틀 사냥에 실패했다. 이날 뒤집기 실패로 우즈는 올해 매스터스에서 이어 2연속 메이저에서 2등에 그쳤고 다시 한 번 메이저대회 역전우승이 없다는 달갑지 않은 핸디캡이 부각되게 됐다.
또한 2003년 US오픈 챔피언 퓨릭은 후반 13, 14, 15번홀에서 3연속 줄버디를 낚고 카브레라가 16,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한데 힘입어 순간적으로 공동선두까지 올랐으나 곧바로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2번째 US오픈 타이틀의 꿈을 접어야 했다. 306야드의 짧은 파4홀에서 드라이브를 잡는 도박을 했으나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2년 연속으로 US오픈 정상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험난하기 짝이 없는 오크몬트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는 이번 대회에 작성된 단 8개의 언더파 라운드 가운데 유일하게 두 개를 만들어낸 카브레라였다. 클럽 캐디출신으로 같은 클럽소속 프로이자 친구인 에드와르도 로메로의 도움으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카브레라는 유럽투어에선 3승을 거뒀지만 PGA투어에선 아직 우승이 없었으나 이날 프로전향 18년만에 메이저 우승이라는 생애 최고의 날을 맞았다. 그는 경기 후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내일 아침 일어나 US오픈 우승트로피를 보면 내가 우승했다는 실감이 들 것 같다”고 감격했다.
<안헬 카브레라(왼쪽)가 1타차로 공동 2위에 그친 짐 퓨릭(가운데)과 타이거 우즈에게 US오픈 우승트로피를 보여주고 있다. 아쉬움이 섞인 퓨릭과 우즈의 표정이 재미있다. >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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