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소재 세이프코 보험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기 위해 10대 운전자 차량에 위성 위치추적 장치를 장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틴슈어런스 보험을 선보였다.
이 장치의 기능은 다양하다. 실수로 잠긴 자동차 문을 원격 조정으로 열어주며, 부모가 원거리에서 차량 시동을 키고 끌 수도 있다. 귀가시간을 위반하거나 지정된 지역을 벗어날 경우 이메일, 전화, 문자 메시지, 인터넷 등을 통해 부모에게 이 사실을 통보해 자녀의 위치 추적도 가능하게 한다,
청소년 안전운전을 위한 좋은 착안일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녀를 못미더워 하는 부모의 두려움과 자녀를 제어해보려는 욕심을 이용해 개발한 새로운 보험상품이다.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이 묘사한 ‘창살 없는 감옥’의 재현이랄 수 있다. 오웰이 상상한 1984년은 전제주의라는 감시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의 저항과 파멸과정을 보여준다. 소설 무대인 오세아니아 사회는 독재권력과 체제 확립의 명목아래 ‘사상통제와 과거통제’ 두 가지 정치철학을 신봉한다. 그곳은 빅 브라더를 내세워 거리, 방, 화장실에까지 감시망을 설치, 사상경찰, 도청장치, 헬리콥터 등을 통해 사생활을 감시한다. 또한, 개인의 과거 사실을 끊임없이 날조하고, 새 언어를 창조해내 생각과 행동을 속박하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통제에 반발하며 저항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을 만났다고 자백하고, 결국 정부가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오늘날 사람들의 문제는 윈스턴처럼 외부통제에 반항하기보다, 편리함과 보안의 명목으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사생활이 조금씩 제어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점이다. 힘없는 청소년은 더더욱 그렇다. 부모의 끊임없는 걱정과 간섭 속에 갇힌 우리 자녀들, 급기야 이제는 위성추적 장치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다.
인간 불신에서 오는 감시 시스템은 오늘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12세기 유럽 십자군 원정시대의 정조대와 옛 중국이 여성 속박수단으로 사용한 전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지 앞에서 족쇄는 과연 효과가 있었던가? 일시적 효과뿐이지 장기적으로는 인간 서로간의 신뢰 상실로 인해 관계악화만 초래했던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장기적으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는 자녀를 추적장치로 감시하기보다 차라리 고스톱을 가르쳐라. 그곳에는 심오한 인생철학이 담겨있다. 예를 들면, ‘낙장불입’은 한번 실수는 돌이킬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인과응보를 교훈한다. ‘비, 풍, 초, 똥, 팔, 삼’은 자녀의 생활에서 무엇이 우선 순위인지를 가르쳐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접는 버릇을 키워준다. ‘밤일 낮장’은 자녀에게 밤에 해야 할 일과 낮에 해야 할 일을 분간케 하여 모든 일에 때가 있음을 가르친다. 특히, 밤늦게 돌아 다니거나, 컴퓨터 게임으로 밤을 지새워 대낮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에겐 특효약이다. ‘독박’은 청소년들의 무모한 행동은 속이 뒤집히는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을 가르쳐 몸가짐을 조심하게 한다. 한마디로 ‘고-스톱’은 전진할 때와 멈출 때를 구분케 하는 지혜의 창고다.
다니엘 홍(C2 교육센터 카운슬러)
(425)672-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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