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투자 예찬론(II)

지난 주 골프의 핵심원리와 운영방법을 적용하면 투자와 재정계획의 세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큰 도움이 되며 그 핵심원리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두 게임의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위험성과 수익률의 관계가 철저하게 작용하는 자본주의의 결정체, 함께 성장하는 친구처럼 누구도 정복할 수 없는 산, 많은 변수들로 항상 변화하는 유기체로 조명해 보았다. 또한 기억할 것은 두 게임의 승패를 결정 짖는 가장 큰 요소는 외부환경보다 플레이어 즉 투자자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정확한 목표를 설정했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야드, 피트 그리고 인치

골프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타겟게임이다. 아마도 경기장의 전체크기에 비해 가장 작은 공으로 가장 작은 타겟 즉 홀을 향해 전진하는 게임일 것이다. 윈스턴 처칠이 미친 게임이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게임의 모든 분야에서 세밀하고 정확한 타겟을 설정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먼저 자신의 실력과 잠재능력을 바탕으로 도전할 수 있는 핸디캡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6개월, 1년, 3년 후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고 핸디캡 즉 숫자로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라운딩 전 코스 난이도와 실력을 고려해 목표 스코어를 설정하는 작업은 실력향상은 물론 즐거움을 증폭시킨다. 또한 매 샷마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타겟을 설정하도록 한다. 타겟의 크기와 핸디캡은 반비례하는데 샷의 타겟이 작아질수록 핸디캡은 낮아진다. 흔히들 타겟를 측정할 때 아마추어는 야드, 클럽프로는 피트 그리고 투어프로는 인치를 단위로 한다고 말한다. 실력이 높아지면 그만큼 타겟이 정밀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파워 3등분법을 권하고 싶다. 드라이브 샷은 페어웨이를 3등분해 좌, 중, 우로, 그린을 공략할 때는 그린을 종횡으로 각각 3등분해 9개 조각으로, 퍼팅은 홀컵을 9조각으로 나눈 후 그 중 하나를 최종 타겟으로 설정하는 방법으로 매우 효과적이지만 많은 인내와 훈련을 요구한다.

호랑이 선생님
투자와 재정계획 역시 철저한 타겟게임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활황장에서 투자 목적과 목표를 세우지도 않고 뉴스와 주위사람들의 요란한 자랑에 현혹되어 소위 ‘묻지마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무척 안타깝다. 결국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 ‘시장(Market)’의 회초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성취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전략과 방법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재정목표가 확립되면 캐시플로우(Cash flow)를 포함한 현재의 재정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와 재정계획을 수립하는데 재정분석을 비롯해 자산축적 및 증식, 은퇴계획, 평생절세계획, 위험관리와 유산상속계획 등이 포함된다.
자산을 증식하는 투자계획은 투자규모, 예상수익률, 위험감수율, 투자기간, 예상되는 재정변화를 고려한 구체적인 자산배분분석을 기초로 한다. 즉 현금과 CD, 채권, 일반주식, 뮤추얼펀드, 부동산 투자신탁 등을 포함하는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후 각 자산종류에 해당하는 투자종목과 상품을 결정하는데 반드시 구체적인 투자목적과 목표에 근거해 비용, 세금과 다른 장단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 후 정기적으로 재정목표를 중심으로 재정계획과 포트폴리오를 모니터링하면서 조정관리하는 작업을 계속한다면 재정적 성공은 성큼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213)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