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훈의 작품. 매난국죽과 공존하는 헬기와 전투기를 통해 일상과 폭력의 위협을 그리고 있다.
전통 수묵화에 현대적 메시지
매난국죽 4군자위 헬기와 전투기
전쟁과 폭력의 잠재적 위협 표현
LA 다운타운 아스토 미술관
큼직한 화폭에 높고 고결한 기상과 절개를 가진 4가지 식물인 매난국죽이 멋지게 그려져 있다. 누구나 감동할 만한 일필휘지의 터치로 시원하게. 하지만 그 주변에 있는 것은 벌, 나비가 아니라 세밀화로 그려진 중무장 아파치, 치누크 헬기와 전투기들.
일견, ‘까칠하다’. 수묵화의 여유를 즐기러 찾아온 감상자를 긴장시킬 법도 하다. 매난국죽과 공존하는 것이 꽃가루를 날라다주는 사랑의 전달자들이 아니라 생명을 말살하는 존재들이라니….
전통 수묵화에 현대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 주목받는 한국 작가 성태훈의 개인전이 6~20일 LA 다운타운의 아스토 미술관(관장 박순우)에서 열린다.
‘폭력과 일상의 대반전’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어른 키 높이의 대형 사군자 그림 25점이 선보인다. 작가가 가축의 피를 빠는 등에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들 작품은 전쟁과 폭력의 잠재적 위협을 표현하는 것들.
“테러의 잔해와 집단살상이 가능한 현대 무기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의 폭력을 그려오던 작가 성태훈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과 폭력의 공존을, 즉 우리의 일상은 항상 폭력 속에서 지속돼 왔음을, 세계를 힘으로 흔들 수 있는 미국에서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현대 문명의 잔혹함을 한국화 속으로 끌어들인 이번 전시를 준비한 임대식 큐레이터의 말이다.
인간들이 지녀야 할 덕목들을 상징하는 4군자의 풍경 속을 유유히 비행하는 중무장한 헬기와 폭격기들을 통해 이제는 일상의 한 부분을 점유한, 그래서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은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폭력들을 작가는 그려냈다는 것이다.
오프닝 리셉션은 6일 오후 6~9시. 전시회 관련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www. astomoa.org에서 얻을 수 있다.
아스토 미술관은 923 E. 3rd St. #107, LA에 있으며, 문의는 (213)972.0995.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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