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째 한국서적 공급의 외길만을 걸어온 고려서적 내부
“한인 이민자들에게 책을 통해 마음의 휴식처를 제공한다!”
30년 가까이 한인사회에 한국도서 공급하는 일만을 고집해 온 맨하탄 32가 소재 ‘고려서적’.(대표 최응표)맨하탄 32가에 현존하는 최고령 업체로서 터주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고려서적은 지난 1979년 퀸즈 프레시메도우에 개점한 이후 한인사회 서점업계의 선두주자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한인사회 최초의 서점으로서 한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설, 시, 수필 등 문학작품과 교양서적은 물론 월간지, 주간지, 종교 및 교육서적 등 광범위한 한국서적을 뉴욕 한인 이민자들에게 공급하는 선구자적인 일을 했다는 점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1995년 문을 연 포트리점과 함께 2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독자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으며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고려서적의 첫 출발지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에서 대학생시절 ‘문학사’란 출판사를 개업, 10년 넘게 경영한 경험이 있는 최 사장이 처음 뉴욕에 이민 와 서점을 오픈한 곳은 바로 프레시메도우 자택의 지하실이었던 것. 한국 책을 구경하기 쉽지 않았던 당시 최 사장은 600스퀘어피트 규모의 지하실에 문을 열고 한국 책들을 원하는 동포들을 대상으로 서점 운영을 시작했다. 제대로 된 서점 장소를 찾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매장을 오픈할 여력이 부족했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6개월가량을 지하실에서 서점을 운영한 최 사장은 독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80년도 4월 맨하탄 32가의 당시 미도파 선물센터 내에 매장을 오픈, 제 모습(?)을 갖춘 서점 운영을 본격화했다. 이후 한인들의 한국책 수요가 늘면서 더 큰 규모의 공간을 찾아 81년 현재 핑
크베리 장소로 이전, 가속 페달을 밟았으며 85년부터는 지금의 자리에 정착, 맨하탄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고려서적이 물론 순탄한 길만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중반 후발주자들이 속속 오픈, 경쟁이 치열해져 한 때 마진폭이 크게 떨어지는 시련을 겪었는가 하면 조지아 애틀랜타에 문을 열었다가 거리상 문제로 운영이 안돼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고려서적은 뉴욕일원의 서점 중 가장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서적 종류도 단연 으뜸이다. 이처럼 고려서적이 30년을 한결같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독자들의 니즈(NEEDS)에 부합하는 책을 제때 공급할 수 있었던 서적구입 관리 능력. 한인 서점들은 한국에서 수입되는 책을 판매하는 특성 때문에 반품을 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팔리지 않는 책, 곧 재고는 곧 손실로 이어지며 곧 채산성 악화로 나타나게 된다. 최 사장은 바로 이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그동안 철저히 독자들에게 읽힐 수 있는 책 구입에 만전을 기해 재고율을 20% 밑으로 유지해왔다.
이와함께 편법을 통한 눈 앞의 이익에 욕심을 부리기보다 정도경영에 주력해 온 것도 장수 비결로 손꼽힌다. 재고가 발생해도 이제껏 한번도 할인행사를 하지 않은 게 좋은 예이다. 할인행사를 통해 떨이 판매를 하게 될 경우 고객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뿐 아니라 경쟁 업소와의 마찰이 불거져 자칫 시장질서가 혼란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 사장은 “이민생활에 바쁜 동포들에게 책을 통해 마음의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도서를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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