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이맘때면 우리 교회 나물 박사님?들은 새벽예배를 드리고 나면 상록회 농장으로 쑥을 뜯으러 갑니다. 힘든 줄도 모르고 뜯은 쑥으로 여러 가지 고소한 고물을 묻힌 향긋한 쑥떡을 만들어 서로 나누어 먹기도 하고. 참나물, 고사리 각종 나물을 삶고 말려서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
니다. 정성이 담긴 귀한 나물을 나눠 주는 이 소박한 기쁨 때문에 나물 캐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좋은 공기 마시고 밝은 햇살을 받으며 나물도 캐고 등산도 하자며 마음에 맞는 몇 분들과 가볍게 산행을 떠났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매력적인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끝도 없는 길을 꾸역꾸역 올라가려니 힘이 들고, 산을 내려갈 때도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해야하니 또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지친 심신과 포기하고픈 마음을 위로해
주던 이름 모를 사랑스런 들꽃, 새소리 아름다운 절경과 시원한 바람이 있어서 얼마나 기쁨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등산 중 깨닫게 된 너무도 평범한 이 사실이 내게 더없는 기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들의 삶과도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힘겹게 올라가고 있는 삶의 가파른 오르막길.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내려가고 있는 삶의 내리막 길. 산행을 닮은 내 삶. 화가 나는데 화가 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고. 울고 싶은데 울면 안 되고. 나도 아픈데 아프면 안 되는 사람. 말하고 싶은데 차마 심중의 그 말조차 못
하는 사람. 어젯밤 많이 울었습니다. 조용히 울기도 하고, 흐느껴 울기도 하고, 소리 내어 너무나 많이 울어,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깨우침’을 얻는 순간의 눈물입니다.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흘리는 눈물. 감사와 용서를 비로소 깨닫고 흘리는 눈물. 내
삶의 고난의 정체를 마침내 깨닫고 쏟는 눈물.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나니 비온 뒤의 청명한 하늘처럼 내 마음이 청결하고 신선합니다. 그 뜨거운 눈물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고, 오늘보다 더 맑은 내일의 내가 있습니다.
혹시 삶의 오르막길에서 힘들다고 한숨 쉬고 있나요? 내리막길에서 실패했다고 한탄하고 계시나요? 사실은 갈등과 위기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배우고, 새로운 비전을 갖게도 하십니다. 삶을 위협하는 만성 피로, 질병. 그리고 궁핍.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감으로 깨어진 가족관계. 사랑의
위기에 부딪혔을 때 거듭된 오해와 무관심으로 서늘해진 부부관계. 이것은 약이나 지식, 돈이나 경험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식들이 곱게 자라줬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믿고 신뢰했던 자식들이 다른 길로 가고 반항하며 부모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말할 때, 부모를 멀리 할 때 어찌할 줄을 몰라 합니다. 상처 없는 사랑 없듯이 위로 없는 사랑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아프지만 기꺼운 것입니다. 사실은 다툴 때보다 서로 사랑하며 좋은 마음으로 살 때가 훨씬 더 많이 있었습니다. 또 함께 한 시간 속엔 신뢰와 배려가 넘치고 따뜻하고 정겨운 추억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요. 포기하고픈 인생 길목의 중간 중간에 만나는 따뜻한 믿음의 사람들. 시원케 하는 하
나님의 사람들로 인해 다시금 새 힘을 얻는 것도 산행 같은 삶이 주는 기쁨입니다.
삶이 힘들어도 다시 한 번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세요. 인간 세상에서 논의되는 어떤 사랑보다도 더 큰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삶의 길목마다 지켜 주셔서 고통에서 평안함으로, 절망에서 소망으로, 부족함에서 넉넉함으로 채워 주시는 주님 앞에 가까이 나와
간절히 기도해 보세요. 내 고통에 초점을 맞추어 아파하지만 말고 누군가에세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려고 해 보세요. 놀라운 일들이 시작될 것입니다. 삶의 산행을 하다 보면 힘든 중에도 중간 중간에 따뜻한 만남, 시원한 만남이 있답니다. 서로 나누는 소박한 기쁨 속에서 정은 깊어 가고 신뢰가 쌓여 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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