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서 최소 8명 재정적-법적 도움받아 교회서 숙식
정부서 진입·체포땐 막을 권리없어 ‘상징적 보호’뿐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일부 교회들이 추방을 앞둔 불법체류자들에게 문을 열어 은신처를 제공하기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엘비라 알레라노(32)는 지난해 8월5일이 추방을 위해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날이었다. 그녀는 대신 시카고의 아달버토 연합감리교회 문을 두드렸다. 알레라노는 이후 바깥으로 발도 내밀지 않고 교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민국 요원들이 언제 와서 체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LA의 성모 퀸 오브 앤젤스 성당에 입주한 호제(43)도 문을 열면 발코니 신도석이 보이는 성당 2층 사무실을 집으로 삼고 있다. 그는 “하느님께 매우 가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테말라에서 바나나를 수확하면서 하루 1달러씩 벌었던 후안(38)은 현재 남가주에서 정원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추방을 직면해 지난 5월 노스할리웃의 루터파 교회에 입주한 이후 교인들이 음식을 가져다주고 정원 일을 대신 해주기도 한다. 현재 최소 8명의 불체자들이 LA, 샌디에고 등에서 교회에서 은신하거나 교회로부터 재정 및 법적 도움을 받고 있다.
루터교 목사 알렉시아 살바티에라에 따르는 전국 50개 도시의 교회, 회당 등 예배소들이 ‘새 성역 운동’(New Sanctuary Movement)이라고 불리는 연맹에 가담했거나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살바티에라는 정부가 이민국 요원들을 교회에 보내 불체자들을 체포할 수 있으므로 교회에서 제공할 수 있는 보호는 상징적일 뿐이라고 시인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정부 요원들이 체포영장을 들고 올 경우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가 교회 습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는 피할 것이라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세인트 루이크 성공회의 부 교구목사 줄리아 웨이클리-린치는 많은 언론사들로부터 “일이 벌어지는 순간 연락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민국이 “미디어 서커스”는 피하기 원한다며 그러나 좋든 싫든 이민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 “성역을 보장해 주지도 않을 것이고 또한 그곳에서 우리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법을 도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행법상 불체자들을 은닉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엄격한 벌금이나 실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그러나 성모 퀸 오브 앤젤스 성당의 리차드 에스트라다 신부는 “우리는 가족을 분리시키는 망가진 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불법체류자들을 돕고 필요하면 보호하는 것이 도덕적이자 종교적 의무라고 여기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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