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 사정 엉망에 경기장 정전까지
<연합>2007 아시안컵축구 공동개최국 인도네시아가 어이없는 정전사태와 열악한 훈련 사정으로 참가국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11일 한국-사우디 아라비아전이 치러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 스테디엄은 갑작스런 정전으로 ‘암흑사태’를 맞았다. 경기는 무려 24분 가까이 멈췄고, 선수들은 속절없이 그라운드에서 조명이 들어오기만 기다려야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상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될 경우 30분간 기다린 뒤 주심의 재량으로 30분을 더 기다릴 수 있으며 이후에도 복구되지 않으면 AFC 판단에 따라 재경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정전사태가 5분 더 계속됐다면 자칫 재경기를 치르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될 뻔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가 끝난 뒤 AFC는 양 팀 감독 기자회견에 앞서 백배사죄하며 “운이 좋게 재경기를 피했다”고 인도네시아의 허술한 대회준비를 꼬집었다.
정전사태 뿐 아니라 공동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한국, 바레인, 사우디대표팀은 이구동성으로 열악한 훈련장 그라운드 상태에 불만을 토로했다. 핌 베어벡 한국감독은 7일부터 이틀 동안 네 차례 예정된 훈련 가운데 절반만 소화하고 나머지 시간은 선수단 숙소에서 개인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대체했다. 동남아 특유의 잎이 넓은 ‘떡잔디’와 함께 울퉁불퉁한 그라운드 때문에 훈련성과를 끌어올리기 힘들 뿐 아니라 자칫 발목을 다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밀란 마칼라 바레인 감독도 10일 인도네시아에 1-2로 무릎을 꿇은 뒤 “엉망인 훈련장 잔디가 결국 재앙을 불러왔다”고 하소연했다. 엘리우 도스 앙구스 사우디 감독 역시 한국전에 앞서 “그라운드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핑계가 될 순 없지만 훈련에 지장이 많다”고 우려했을 정도다. 결국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현지 사정에 밝은(?) 홈팀 인도네시아 밖에 없었다.
한편 한국-사우디전을 마친 뒤 치러진 공식 기자회견 역시 마이크 사정이 좋지 않아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