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뉴저지 베데스다교회)
지난 6월 중순, 한국의 명성기도원에서 미국장로교 목회자 부부 세미나가 있었다. 한국의 신학교, 교회의 이름 있는 강사들마다 한국 교회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원인과 타개책을 제시하였다. 그들의 제안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제안(대안)은 한국 교회가 거룩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 교회가 숫자적으로 줄어드는 문제나, 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호응을 불러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교회가 교회로서 거룩성을 지켜 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신자와 마찬가지로 세상과 구별된 데 있다. 거룩하다는 말 자체가 ‘다르다’는 데 그 의미가 있지 않은가? 세상과 다른 데에 바로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세상의 흐름에 혼합될 때 교회는 교회로서, 신자는 신자로서 생동력을 잃어버리고 세상에서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고 만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어야 할 교회가 맛을 잃고 빛을 잃을 때 버림받고 밟히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사도행전 16장을 읽다가 거기 사도 바울의 행적이 이 시대 한국교회, 이민교회가 찾는 대안이라 싶어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이야기인 즉, 사도 바울이 빌립보 지방에서 복음을 전하고 귀신 들린 여종을 고쳐주었다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 때 바울과 그 일행의 행적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아름다운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그 모습을 찾고 회복할 수 있다면 교회는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그 때 시간은 밤이었고 장소는 감옥이었다. 밤과 감옥은 시간과 공간의 상황을 말해 주는 것으로 몹시 힘들고 고통스러운 처지였음을 밝혀준다. 그 시간, 그 장소에서의 바울 일행은 무엇을 했던가? 밤중에 일어나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미했다고 기록되었다. 어려운 중에 기도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 일이지만 어떻게 찬미를 할 수 있었을까? 그 상황 속에 찬양을 했다면 그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성경은 그 대목에는 침묵하고 있다. 다만 찬미했다고만 기록하고 있다.신자가 어둠의 시간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것은 그 어둠을 극복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찬양은 장차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집에서 올리는 제사이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은 천국의 기쁨과 생명을 미리 맛보고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찬양, 그것은 신자가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과 영광 속에 있다는 증거이다.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때, 바울 일행은 찬미했다. 우리에게 그 찬양의 능력이 회복되기를 간구한다.
둘째 이야기는 그 감옥에 지진이 나고 감옥 문이 열렸을 때 사도 바울은 뛰쳐나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러나 감옥 속에 앉아 있는 그 모습이 더 어른스러워 보인다. 자기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허둥대지 않는 모습이 위대해 보인다. 만일 그가 도피했다면, 빌립보 간수는 그 다음날 생명을 잃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초연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너무 초조하게 반응하지 않는가. 자기 살 길에 너무 예민하지 않은가? 목회자는 자기 지위와 보수에 너무 마음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믿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유익에 집착하지 않은가? 교
회 안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사를 초월하여 초연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바울은 하나님의 일꾼의 거룩하고 의연한 모습, 그것이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이런 어른들을 갖지 못한 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권, 이권에 마음을 빼앗기고 교회를 어지럽히는 이들이 있어 교회가 사회 속에 지탄을 받는 것 아닌가? 생사를 초월하여 초연히 앉아 있는 사람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교회 안에 손 볼 사람이 있고 발목 잡는 사람이 많다면, 어떻게 교회가 세상과 다른 하나님의 몸이 될 수 있을까? 이 시대 교회의 문제는 생명을 중히 여기고 용서의 아량을 회복하는 데 대안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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