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중독문제든 미혼자녀일 때는 통상 어머니들이 먼저 상담전화를 걸어온다. 부모가 자녀의 중독문제를 알았을 때에는 이미 중독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것과 앞으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의견 일치가 아주 중요해서 중독을 완강히 거부하는 자녀보다는 부모들이 먼저 회복교육을 받는 것이 순서라는 이야기를 하면, 아빠는 서울에 있는 기러기 가족이라고 하거나 어머니 혼자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나 된다.
요즘 한인 이혼율을 보면 2005년 결혼 대비 이혼 건수는 40% 이상이며,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의 이혼율이 전체 이혼자의 73.4%나 되고 이혼부부의 60.7%에게 20세 미만 자녀들이 있어 양측 어린자녀들이 함께 생활하는 재혼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자녀들이 부모이혼으로 겪는 상실감은 나이에 따라서 다르다. 나이가 어릴수록 첫 충격은 크지만 장기적 정서적 고통은 나이든 형제들이 더 심하다. 10세 이후 자녀들은 부모이혼으로 인한 분노, 좌절, 두려움 등으로 상당기간 더 고통을 받게 된다.
이혼가정의 청소년들은 또래 친구들로부터 위안과 인정을 받고 싶어져서 나쁜 아이들과 밖에서 어울리다가 술이나 마약의 유혹에 빠져들기도 한다. 가뜩이나 이혼상처로 마음이 아픈 어머니는 자녀의 그릇된 점을 발견해도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저러겠느냐는 생각에 묵인하는 경향이라 편모가정 자녀들이 중독문제에 휘말리기가 쉽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제 이혼은 더 이상 몇몇 사람들만 겪는 특별한 문제가 아니어서 관심은 이혼한 사람들이 “누구와 언제 어떻게” 재혼해서 행복하게 사느냐로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재혼가정의 이혼율은 70%, 삼혼 가정의 이혼율은 90%에 달해서 초혼보다는 월등히 높다. 2005년 한인 혼인형태 조사에서도 초혼 74%, 재혼 26%로 매년 초혼은 감소되는 반면 재혼은 계속 증가되고 있다.
재혼가정 자녀들은 무엇보다도 가족의 규모가 갑자기 커지는데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새엄마나 새 아빠의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첫째나 막내 자리의 순서가 달라지기도 한다.
서열이 뒤바뀌면 가족 내에서 자신이 어디에 서야 할지 잘 모르며, 외동으로 자라던 아이는 느닷없이 형제 혹은 남매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끼어들어 자신이 받던 사랑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친형제자매 간에도 경쟁과 열등감 질투심이 존재하지만 재혼가정 자녀들은 집안 공간사용이나 용돈문제, 문화적 충격, 또는 친척문제 등에서도 더 어려움을 겪는다.
희망적인 면도 있다. 이혼과 재혼으로 잃은 것이 많지만 얻는 것도 있다. 새로운 부모와 형제자매를 만나서 잘 적응하며 성장한 재혼가정 자녀들은 자연 사고와 경험 그리고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들이야 말로 과거 혈연집단 중심에서 오늘날 “누구와 함께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느냐”로 변화되어가고 있는 새로운 가족형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www.irecovery.org)
이해왕 / 선교사·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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