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그린을 향한 박세리의 발걸음이 가볍다.
박세리 대회 5번째 우승
LPGA투어 통산 24번째
‘영원한 승부사’ 박세리(29). 뚝심 하나는 끝내준다. 2연속 보기로 2타차 리드가 1타차 열세로 돌변한 다급한 마당에 상대가 홀인원의 ‘KO펀치’를 날려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오히려 침착하게 버디로 맞선다. 그리고는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며 3타차 완승을 연출해낸다. 역시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영건’ 모건 프레슬(미국·19)의 홀인원도 박세리의 우승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박세리는 15일 막을 내린 LPGA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한 번 잡은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는 승부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더군다나 대회 장소인 오하이오주 실베니아의 하일랜드 골프코스(파71·6,428야드)는 박세리가 이미 4차례 우승한 ‘텃밭’인데 역전패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세리는 6번홀서부터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4언더파 67타를 기록,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프레슬을 3타차로 따돌렸다. 13개월만에 또 하나 따낸 것이지만 투어 통산 24번째 우승컵이다.
박세리의 이번 대회 5번째 우승은 미키 라이트(미국)가 시 아일랜드오픈,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삼성월드챔피언십과 미즈노 클래식에서 각각 세웠던 단일 대회 최다 우승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다. 박세리는 신인이었던 199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1999년과 2001년, 2003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컵을 차지해 하일랜드 메도우스 골프 코스 스페셜리스트임을 입증했다.
2004년과 2005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박세리는 2006년 메이저대회인 맥도널즈 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렸지만 이후 한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예전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1일 끝난 US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올해 다섯 차례나 ‘탑 10’에 들면서 서서히 정상궤도에 접어들더니 마침내 전성기 때의 위용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프레슬에 2타 앞선 단독선두로 4라운드를 맞은 박세리가 4번홀과 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사이 프레슬은 2번홀(파3)과 4번홀(파4)에서 1타씩을 줄여 오히려 2타차로 앞서 나갔다.
5번홀에서 1타를 잃었던 프레슬은 6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박세리가 아니었다. 이 홀에서 버디로 응수한 박세리는 8번홀(파3)과 9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펏을 홀컵에 떨구며 ‘프론트9’에서 동률을 이뤘다.
프레슬의 상승세가 후반 들어 파 행진을 계속하며 주춤하는 사이 박세리는 15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이며 1위로 올라섰고 17번홀(파5)에서도 프레셀과 똑같이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 선두를 유지했다.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진 것은 마지막 18번홀(파5). 박세리는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뒤에 붙여 프레셀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 놓았다.
우승이 물 건너간 프레셀은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잡는 초강수로 맞섰지만 보기로 홀아웃했고 박세리는 가볍게 버디펏을 성공시키며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전날 단독 3위까지 올랐던 신예 김인경(19)은 1타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7언더파 277타로 공동 7위에 만족해야 했고 박진영과 박희정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작년 대회 우승자 김미현과 2년차 이선화는 4언더파 280타로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