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북쪽으로 실버레이크에는 올해 개업 6주년을 맞는 작은 선물가게가 있다.
한인 2세 부부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개업 기념일이나 각종 명절에는 조그마한 파티를 열어 직접 구운 따끈따끈한 쿠키를 대접하기도 하며 세일과 각종 프로모션으로 고객의 성원에 보답한다. 기자는 이곳을 3~4년 전 취재차 단 한번 방문했는데, 아직까지도 각종 프로모션과 파티 인비테이션을 받고 있으며 때마다 명절 때 카드를 보내주는 주인 부부의 변함없는 친절에 대단히 감동을 받고 있다.
주인 부부가 6년간 한결같이 손님들을 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프로’ 정신 때문이다. 비록 작은 가게이지만 이들 부부는 생계를 위한 이익을 남기는 것을 넘어 선물을 고르고 주는 일련의 과정이 담고 있는 ‘기쁨’을 선사하며 보람을 얻는다.
지금도 타운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식당들이 들어서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들 중 위 선물가게 부부의 ‘프로’ 정신을 갖춘 곳이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찍어먹는 소스가 맛의 포인트인 만두를 판매하면서 소스를 충분히 주지 않아 소스를 더 달라는 고객에게 “돈을 더 내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는 만두 전문점, 깻잎에 싸 먹어야 제 맛인 회 무침을 판매하면서 깻잎을 달랑 몇 장씩만 주고 더 달라면 역시 돈을 요구하는 식당들을 찾을 때, 차라리 돈을 더 내더라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싶은 것이 대부분 고객들의 심정일 것이다.
사람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위생에 관한 프로정신 결여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지난 주말 뉴욕의 한인운영 제과점에서는 고객이 구입한 빵에서 수십 마리의 구더기가 나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업주 측에서는 본사에서 납품 받는 빵이며 어떻게 구더기가 들어가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변명했지만 제대로 된 제작·유통과정을 거쳤다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언뜻 보기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는 희미하다. 그러나 무늬만 프로인 ‘빛 좋은’ 아마추어의 눈속임은 곧 들통 나기 마련이다.
타운내 ‘NO MSG’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는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우리 식당에 있는 어떤 음식에도 MSG가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내가 책임진다는 말이다. 때문에 김치 하나, 반찬 하나하나도 모두 직접 만든다”고 설명했다.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감칠 맛이 없어 조금 심심하더라도, 세상이 두 쪽이 나도 MSG 없이 제대로 된 재료만을 사용해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신념만큼은 자기 자신에게 당당한 ‘프로’가 아닌가.
프로의 길은 아름답지만 외롭고 험하다. 그러나 이제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춘 수준 높은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현란한 눈속임으로 가장한 아마추어가 아니라 묵묵하게 정도를 지키는 프로에게 고객은 결국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홍지은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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