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을 살려야 한다는 소리가 연일 하늘을 찌르는가 하면 선교고 뭐고 다 집어치우라는 성토와 비난도 만만치 않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의 빗나간 선교, 이대로는 안 된다는 하나님의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가 이번 사태 속에 담긴 교훈인 듯싶다.
“나를 인하여 핍박과 옥에 갇힘과 죽임까지도 당하리라…” 하신 예수의 언급을 보더라도 선교에는 순교가 담보되어야 함을 일찍이 경계하심이 아니었을까. 이를테면 살아 돌아올 생각으로 적당히 해치우는 선교와, 순교를 각오하고 뛰어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 선교와의 차이는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독교의 생명은 부활이다. 이 교리가 타 종교와의 차별성이며 우위성이기 때문에 이를 전파할 목적으로 적지를 파고 들어간 것이 아니었던가. 겉으로는 대민의료봉사란 명분을 앞세웠지만…
비로소 그들이 평소 믿고 바라던 부활과 영생이란 위대한 축복의 기회가 총부리 너머로 성큼 다가섰는데, 떠날 때 불끈 쥐었던 주먹의 용기와 산을 움직일만하던 신앙은 다 어디로 갔으며 그토록 강렬하던 선교의 의지를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게 하고 기독교를 우습게 만들어 버린 절망적인 모습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교회마다 선교란 말 경쟁적으로 외쳐대지만 정작 유언장 써놓고 떠났다는 선교사를 보지도 듣지도 못했으니 앞으로 이런 유사한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선교사들의 이중성은 계속 드러나게 될 거고 결국 온갖 비난 조롱거리는 못난 제자들을 둔 예수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지 않은가. 이 말은 선교와 순교를 일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아프간과 같은 불행한 사태들이 얼마든지 더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새삼 “민주주의와 선교는 피를 먹고 자란다” 는 윤학재 님의 칼럼이 가슴에 와 닿는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주께서 바라신 것은 뭐였을까.
“천성에 가는 길 험하여도 생명길 되나니 은혜로다 천사 날 부르니…” 이 찬송을 용감하게 부를 수 있는 제자들의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존해 있는 선교사들이나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지금 모든 교회와 교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살려달라는 일반적인 기도 보다, 더한 고난 속에서도 예수의 이름 드높임과 그들의 영적 승리를 위해 특별한 기원을 드리는 일일 것이다.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내 모든 일들을 다 주께 맡기고 저 천성 향하여 고요히 가리니 살든지 죽든지 뜻대로 하소서” 지금 아프간 정세가 혼미하고 선교사들의 생사가 풍전등화인 시점에서 더 이상의 합당한 기도가 이것밖에 또 있겠는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