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소리가 들려 생활이 불편하다면서 내원하는 환자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실제로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인데 벌레소리, 종소리나 휘파람소리, 혹은 기차 소리 등 종류는 여러 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들리지 않는 이런 소리가 머리 속을 울리는 증상을 이명, 혹은 귀울음이라 하는데 오래되면 난청이 생길 수도 있으며, 사회가 갈수록 기계화되면서 피로와 스트레스, 소음에 많이 노출되는 현대인들에게 발병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명은 양쪽 귀에서 들리기도 하며, 한쪽에서만 들리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조용한 환경에서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 때,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잘 들립니다. 간헐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들리기도 하며, 자연히 없어지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을 경험하지만 이명으로 인하여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증가하고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이명이 심해져 머리가 울리는 두명증이 발생하거나 귀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는 수면장애도 발생하게 됩니다. 방치하게 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므로 서둘러 치료해야 합니다.
이명은 청각기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자각적 이명)과 청각기 주변의 구조에서 발생하는 것(타각적 이명)으로 구분됩니다.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자각적 이명이 대부분이며, 전체 이명의 10% 미만에서 나타나는 타각적 이명은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습니다. 이명의 발병은 외이병변(외이도염등), 고막병변(고막천공, 고막파열등), 중이병변(중이염, 중이경화증등), 내이병변(메니에르씨병등), 급성전염병(유행성감기, 뇌막염등), 중추성병변(뇌종양, 청신경종양등), 알콜중독, 항생제, 진통소염제, 항우울제, 이뇨제등의 약물, 고혈압, 중풍등에 의해 발병되기도 하지만 검사상으로 뇌나 귀에 전혀 이상소견 없이 증상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처럼 다른 질병으로 유발된 이명 증세는 원인을 먼저 치료하여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증상을 실증과 허증으로 구분하여 보는데 실증에는 간화이명, 담화이명 등이 있고 허증에는 기허이명, 신허이명, 혈허이명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간화이명이란 간화가 왕성해져 화를 자주 내게 되고, 얼굴이 붉고, 두통, 불면증 등이 나타나는데 간의 열을 내리는 약물로 치료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담화이명은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자극적 음식의 과다 섭취로 인해 담화가 귀에 정체되어 발병하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럼증, 구토 증상이 같이 나타나고 메니에르씨병과 유사한데, 열을 내리고 담을 없애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이런 실증의 이명증상은 대개 소리가 크고 갑자기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위가 허약해져 음식섭취가 잘 안되고 설사와 피로 등을 동반하는 기허이명은 비위를 돋워주고 기를 보충하는 약물과 침, 뜸으로 치료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귀와 신장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귀는 몸의 외부에 있는 신장으로 표현되며 신장은 우리 몸의 오장육부의 정기를 저장하는데 정기가 몹시 허약한 사람은 귀에 정기 공급이 원활치 않아 이명이 발생합니다. 마지막으로 혈허이명이란 과로로 인해 혈액의 생성이 안되거나 출혈과다로 발병하며 안색이 창백하고 어지럽거나 손톱, 발톱에 윤기가 없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역시 기혈을 보하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이명의 예방을 위해서는 적당한 체온을 유지하고, 마음을 안정되게 하는 한편 지속적 소음과 과음, 과로를 피하고 염분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도움이 됩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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