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퍼레이드 부활 의미심장
내년엔 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지난 18일(토) 열린 제15회 한국의날 퍼레이드 및 민속축제, 그중에서도 SF시청에서 유니온 스퀘어까지 약 2시간동안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소리 외치며 우리율동 선보이며 펼쳐진 퍼레이드는 안으로는 우리의 하나됨을 굳게 하고 밖으로는 우리의 존재를 보다 확실히 알리는 소금같은 구실을 했다.
이 점에서 미주체전 등 선행행사의 뒤끝에 이뤄지고 준비기간이 매우 짧았다는 등 갖가지 어려움에도 5년만에 부활된 퍼레이드를 착실히 준비하고 성공리에 마무리한 SF한인회(회장 이석찬) 사람들과 축제준비위(위원장 최원) 사람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진행요원으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공로 또한 성공축제의 자양분이 됐다. 아울러 관객없는 연극은 연극다운 연극이 아니라는 점에서 토요일 낮 소중한 시간을 내 행사장을 찾아준 사람들도 고마운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가다듬어야 할 요소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퍼레이드의 콘텐츠 강화다. 올해의 경우 부활 그 자체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었지만, “코리안 퍼레이드” 하면 “이거다” 할 수 있는, 그래서 “그것 보러 가자” 하는 소리가 나올 수 있는 퍼레이드의 대표상품을 정해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계 퍼레이드는 드래곤 댄스로 각인돼 있고 일본축제는 타이코(큰북)와 동의어로 인식이 되는 등 액센트가 확실한 다른 퍼레이드 및 축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05년과 06년 한국의날 축제에서 갈채를 받았던 중앙국악예술단의 풍고(고구려형 큰북) 공연팀이 퍼레이드를 하거나, 농악패(또는 사물놀이패) 숫자를 50명 100명으로 늘려 소리로 압도하면 더욱 좋겠다는 의견들이다.
물론, 이는 돈과 결부되는 문제여서 쉽게 풀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큰 돈이 들어가는 공연팀을 계속 초청한다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참고로 중국계 용춤팀이나 일본계 타이코팀은 초청공연이 아니라 북가주 해당 커뮤니티의 상설팀으로 있다. 따라서 우리 한인사회도 시간에 쫓긴 올해와 달리, 내년 퍼레이부터는 이미 축적된 노하우를 밑거름 삼고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해, 풍고패 공연자 한두명을 일찌감치 초청해 북가주 한인들에게 전수하는 등 형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수준높은 우리문화의 교육과 전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고 그대로 우리 북가주 한인사회의 자산이 된다는 점에서도 권장할 만하다. 행사 당일 이석찬 한인회장과 박준범 이사장 등도 “퍼레이드 때 우리 소리로 좀더 분위기를 압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둘째 아쉬운 대목은 진행보조 및 자원봉사 참여도가 다른 행사에 비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높았으나 이 행사 기대치에는 다소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준범 이사장, 최원 준비위원장, 배성준 사회자 등이 퍼레이드 때 운전요원 등으로 1인 2역3역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이 문제는 내년부터 호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물론 있다. 막연히 생각할 때와 ‘오직 우리를 위해 차단된 대로를 실제로 걸으면서, 게다가 박수갈채와 카메라 세례를 받으면서 걸어본 사람들’의 감개무량함이 전해지면서 자발적 참여도가 더 높아지리란 것이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몇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축제는 성공작이었다고 봐야 될 것 같다. 특히 퍼레이드는 부활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자발적 관객이냐 비자발적 관객이냐 따지기에 앞서, 연도에서 광장에서 우리문화 우리축제를 지켜본 사람들이 1만명을 넘었으리란 것만 해도, 커다란 성과임에 분명하다. 그 내용을 보다 기름지게 만들어가는 것은 앞으로의 몫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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