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캠페인을 해오면서 세상에는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리스버그에서 20년째 US 태권도 아카데미를 운영해온 최응길 사범(55.사진)에게는 여름이 없다. 오는 26일(일) 개최되는 제9회 암 퇴치 골프대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 사범은 피서도 미룬 채 대회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골프 클럽 측과의 섭외, 입상자들에 제공할 트로피, 상품과 참가자들에 나눠줄 선물 구입을 하다보면 발이 열 개라도 모자를 지경이다. 한인 골퍼들에 일일이 전화해 참가를 부탁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얼마 전에는 라우든 카운티 주민 등 2천명에 행사를 알리고 참가를 당부하는 편지도 보냈다.
그는 “혹시라도 행사가 잘못되지 않을까 염려돼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깊은 잠을 못 잘 것같다”며 걱정한다.
이번 대회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골프대회는 9회째이지만 암 퇴치를 위한 태권도 시범과 토너먼트는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그래서 예년과 달리 골프대회 장소를 라스베리 폴스 골프 클럽(Raspberry Falls Golf & Hunt Club)으로 잡았다. 각종 골프 매거진에서 미 중동부 베스트 10 안에 선정할 정도로 명 코스로 이름난 곳이다.
그는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리는 의미로 좋은 골프장에서 모시고 싶었다”며 “골프 티셔츠, 볼, 타올, 접을 수 있는 휴대용 아이스 박스등 60달러에 상당하는 선물도 준비하는 등 참가자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가 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 한편으론 마음을 놓고 있다. 정원 144명중 벌써 60여명이 예약을 마쳤다 한다. 특히 한인은 물론 마크 헤이링 주 상원의원, 크리스틴 엄스테드 리스버그 시장등 미국인 참가 희망자도 늘어 그를 고무시키고 있다.
“이 대회는 우리 주위에서 암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는 보람과 함께 한인과 미국인들이 골프란 운동을 통해 만나 친선을 도모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어 더 기쁩니다.”
그에게 힘을 주는 또 다른 요소는 조용한 후원의 손길. “캠페인 취지가 너무 좋다며 친구들과 함께 오겠다고 몇 섬(Some)을 예약하신 분들도 있고 샤프여행사는 항공권을 선뜻 내놓았으며 행사 준비에 쓰라며 말없이 후원금을 내놓는 분들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한인들만큼 정 많고 마음이 따뜻한 민족도 드물 것입니다.”
암 퇴치 캠페인에 뛰어든 지 15년. 매년 그는 캠페인 수익금 1만 달러 안팎을 미 암협회와 블루리지호스피스협회에 전달해왔다. 그동안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많았지만 이 같은 주위의 격려가 그에게 다시 힘이 솟게 해준다.
“암 퇴치 캠페인은 다른 행사와 달리 주최자가 따로 없습니다. 저는 중간의 심부름꾼일 뿐이며 다른 이의 아픔과 불행을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돕는 우리 모두가 주최자라 생각합니다.”
▲문의 703-777-1000.
▲골프장 주소 Raspberry Falls Golf & Hunt Club :41601 Raspberry Drive Leesburg, VA 20176.
전화: 703-779-2555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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