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일 내로 미군에서도 한국계 장군이 탄생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한인으로는 미 육군 최고위직에 올라 있는 박영태(46·사진) 대령의 바람은 한결같다. 앞으로 보다 많은 미주 한인들이 군 분야에 진출해 한국계 장군이 많이 배출됐으면 하는 것이다.
10세 때 미국에 이민 온 박 대령은 한국군 대령이던 외삼촌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막연히 군 생활에 관심이 많았다고. 미국 이민 후에도 군인의 꿈을 잃지 않았던 박 대령은 마침내 1983년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이후 올해로 24년간 군에서 생활하고 있다.박 대령이 육사를 졸업할 당시만 해도 한인 졸업생은 박 대령을 포함해 모두 4명뿐이었다. 하지만 이중 소위 ‘군대에 말뚝을 박은 사람’은 박 대령이 유일하다고.
박 대령은 “많은 한인들이 미 육사 지원을 열망하지만 정작 졸업 후 군인의 길을 걷겠다는 한인은 특히 중국이나 일본 등 타 아시아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다”며 “아시안 육사 신입생 가운데 한인 비율이 가장 많지만 어쩐지 육사를 사회적 성공의 수단으로 여기는 한인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26일 열린 미주한인청소년재단의 창립 14주년 기념 연례만찬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박 대령은 이날 청소년들에게 ‘사고의 유연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옛것을 고수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시대적 흐름과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특히 한인들은 자신만의 사회적 틀에 갇혀 타인종과 교류하는 힘이 약한 만큼 앞으로 1.5·2세 한인 청소년들이 이를 극복하는데 힘써 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석 달 전까지 미 국방부 작전부장을 지낸 박 대령은 현재 말레이시아에 배치된 미군의 국방무관 직책을 맡고 있으며 오는 12월 말레이시아 근무지로 떠날 예정이다. 바쁜 군 생활 동안 학업도 게을리 하지 않아 캔자스 대학에서 아시아 언어 및 문화로, 트로이 주립대학에서는 경영학으로 각각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독일 근무시절 만나 결혼한 성악가 문영애씨와의 사이에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박 대령은 18세 된 첫 아들이 올 여름 6주간의 기초훈련 과정을 성공리에 끝마치고 지난 주 육군 사관학교에 늠름하게 입학하면서 군인 가족의 대를 이어 나가겠다는 또 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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