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최대 무역 박람회인 ‘매직쇼’와 ‘프로젝트쇼’가 지난 27일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와 샌즈 엑스포에서 개막됐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LA 다운타운 의류업체는 물론 패리스 힐튼, 제시카 심슨 등 인기 연예인들의 자체 브랜드와 대형 브랜드, 뉴욕 및 미 전역의 의류 생산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주체 측에 따르면 매직쇼에 참가한 업체는 4,200여개에 달하며 브랜드도 5,000여개에 이른다.
그리고 LA 다운타운 한인 의류업체도 전체 행사에 약 200업체가 참가했다.
메인 전시관이라 할 수 있는 여성의류 행사장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도매의류 전문 온라인 샤핑몰 ‘패션고닷넷’의 부스를 발견했다.
10여명의 직원들이 나와 외국인 바이어들을 붙잡고 회사 홍보와 웹사이트를 소개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점심시간 잠깐 시간을 낸 이 업체의 대표를 만나 올해의 컨셉을 묻자 “성심, 노력, 최선”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불경기에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전략, 열심히 하는 노력을 바이어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이번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행사장 내부에 위치한 한인 업체 부스에서 만난 한인 업주들도 이와 다를 바 없었다.
데님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쇼에 나오기 전까지도 “이번에도 안되면 정말 큰 일”이라며 걱정에 쌓여있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본 얼굴에는 종전의 불안감은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 노력하지 않고 포기하면 정말 큰 후회를 할 것 같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많은 준비를 했는데 다행히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이번 쇼에는 이미 다운타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대형 업체들은 넓은 부스를 확보하고 디스플레이에도 과감한 투자를 함으로써 눈길을 끌고 있었으며, 일부 신생 업체들과 소규모 업체들도 저마다 지난 수개월간 준비한 샘플들을 전시하고 바이어들을 맞고 있었다.
한 업주는 “올해만큼 경기가 안 좋은 때도 없었지만 그만큼 이를 벗어나고자 노력도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기울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부터 다운타운 의류업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졌다는 보도가 수 차례 나갔다. 올해는 사정이 더욱 악화돼 소매업계의 판매 부진과 부동산 경기 하락, 개솔린 가격의 상승 등 잇따른 악재로 일부 업체들이 사업체의 매각을 서두르는 등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의류 무역쇼를 보면서 불황 탈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많은 한인 관계자들을 보며 분명 아직 희망이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물론 과거에도 이들이 결코 노력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벌써 경기 회복을 위한 실마리가 풀려나가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라스베가스의 일정을 마치고 LA로 돌아오는 길, 지난 30년간 한인 경제의 젖줄로 자리잡은 다운타운 의류업계의 저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김진호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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