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한국이나 선거 때가 되면 검증의 바람이 불어 닥친다. 본래 검증은 민주적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의 인간 됨과 사상과 자격 등을 심사해서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상대방을 낙마시키기위한 전략적 무기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모든 후보에 대한 공정하고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유권자들은 네거티브 캠페인에 말려 들어 오히려 비교적 나은 후보를 탈락시키고 보다 못한 후보를 당선시킬 수도 있다.
검증을 이런 목적로 사용하게 될 때는 검증 자체가 도덕성을 결여한 여러 가지 문제를 내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모든 장점은 감추고 나쁜 점만 노출시키게 된다. 약점도 침소봉대하고 심지어는 없는 사실도 만들어 내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주려고 할 수 있다. 또한 특정 후보에게 엄격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 대 혐오의 대상이 되게 한 후 다른 후보를 전격적으로 내세워 그 후보가 전자 보다 못해도 검증의 여과 없이 당선되도록 할 수도 있다.
한국 선거의 경우 가장 중요한 문제인 국가와 국민을 얼마나 잘 보호하고 민주주의 이념을 잘 지킬 수 있는지, 대한민국에 적대적 세력과 어떤 관계를 가져왔는지 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검증하지 아니하고 다른 문제들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지도자를 잘못 뽑을 수 있다. 건전한 판단을 위해 검증을 해야 되지만 모든 후보에게 공평해야 된다. 보다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가 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집착 때문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다.
조석환/샌타클라리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