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보도 내용 추가>>
부시와의 관계로 영향력 행사했지만 정책은 못바꿔
(워싱턴 AFP=연합뉴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대해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제한적으로 만회하는 정도라는 혹독한 중간평가가 내려졌다.
미국의 유력지인 워싱턴 포스트의 외교전문기자인 글렌 케슬러 기자는 다음주 출간될 예정인 `측근’이라는 저서에서 라이스 장관의 공과를 조목조목 분석했다.
일단 케슬러 기자는 라이스 장관에 대해 7년 넘게 부시 대통령의 측근이었지만, 일관된 외교적 비전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라이스 장관은 미국 역사상 가장 허약한 국가안보담당보좌관 가운데 한명이라며 당시 미숙한 경험에서 비롯된 실수들이 지금 미국이 겪고 있는 외교적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침공과 이란 문제, 유럽 및 아랍국가들과의 관계악화 등 현재 미국 외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모두 라이스 장관이 국가안보담당보좌관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시작됐다는 것.
그는 특히 부시 행정부가 2006년 발생한 북한의 핵실험 사태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정도 미리 고착 현상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라이스 장관이 국무장관으로서도 별다른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라이스 장관이 열정적으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안보담당보좌관 시절 저지른 실수 때문에 발생한 사태를 해결하는 정도의 선에서 제한된 성과만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라이스 장관은 수단 다푸르 사태와 같은 인권문제에 대해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는게 케슬러 기자의 지적이다.
다만 케슬러 기자는 미국이 인도와 핵협정을 맺은 것은 라이스 장관이 거둔 몇 안되는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케슬러 기자는 자신의 저서에서 라이스 장관이 중요사안에 대해 부시 대통령과 시각차이를 보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일례로 라이스 장관은 지난 2003년 부시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중동평화 로드맵에 대해 잘해봤자 중간단계의 계획이고, 실행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
케슬러 기자는 라이스 장관의 최종 성적표에 대해선 현재 좋아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체평가를 내리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라고 유보했다.
한편 케슬러 기자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쓴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의 친밀함이 라이스 장관에게 행정부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으나 라이스 장관은 이를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재검토하도록 압박하는 데 사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즉 현실주의자였던 라이스 장관으로 하여금 중동지역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겠다는 이상주의적 욕망을 주입시키는 등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의 긴밀한 파트너관계에서 정책 아이디어를 고안해 내는 사람(idea generator)은 라이스 장관이 아니라 부시 대통령이었다고 케슬러 기자는 꼬집었다.
또 지난 2004년 11월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당시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 교수로 복직하려고 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당시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그의 해임을 알리기도 전에 라이스 보좌관에게 국무장관직을 먼저 제안했고 고민 끝에 라이스 보좌관은 부시와의 관계때문에 이를 수락했다고 케슬러 기자는 밝혔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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