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우치·홀리스터·짐보리 등 소매업체들
이베이서 자사 제품 되파는 고객들로 골머리
재판매 상인들 한정품 싸게 사서 재미 쏠쏠
휴스턴의 트리스 버도프는 타겟에서 한정 판매했던 라페(Rafe) 핸드백을 1,000달러 주고 25개를 샀다. 자신이 사용하려고 이렇게 많은 양은 산 것은 아니고 되팔기 위해서였다는데 그중 10개를 이베이에 올려 750달러란 짭짤한 이익을 올렸다. “장사에 따르는 위험도 없고, 상당히 안전한 투자라고 봐요. 팔지 못하는 것은 90일 이내에 스토어에 돌려주면 환불 받을 수 있죠”. 그녀처럼 유명 스토어에서 물건을 사서 이베이에 올려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소상인들은 어림잡아 100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메이커측으로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가야 할 물건이 중간상을 거치니 고울 리 없다. 영업 보호와 브랜드 가치 방어를 위해 되파는 고객들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소매기업들이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야는 의류와 액서세리. 이베이에서 지난 2년간 무려 73%나 급격히 판매가 늘고 있다.
리테일 컨설팅 회사인 JGA의 회장 켄 니쉬는 “주얼리와 핸드백 판매는 전자상거래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품들은 사이즈가 크게 문제되지 않으므로 온라인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어 모종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럭서리 가죽 제품 메이커인 코우치는 이베이에서 코우치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고객은 코우치 스토어에서 더 이상 샤핑을 할 수 없게 했다. 이 회사 대변인은 “인가 받지 않은 디스트리뷰터들이 코우치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셈”이라며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메이커가 재판매 행위를 적발해 내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고객들의 구매 행동만 봐도 재판매하는 상인들 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팔기 위해 같은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한다. 색깔이 다른 50장의 셔츠를 팔기 위해서는 이베이에서 50개의 포스팅을 올려야 하지만 같은 색깔 50장인 경우는 한 개의 포스팅만 올리면 되기 때문에 대량 구매가 보통이다.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같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사정이기에 많은 스토어는 한 사람이 한번에 같은 물건을 많이 사는 것을 막기 위해 수량을 제한 판매한다. 어린이 의류점인 짐보리는 같은 옷을 5벌 이상 팔지 않는다.
“회사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베이서 판매되는 우리 회사 물건의 품질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 일반 소비자들은 우리가 이베이서 물건을 팔고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타겟도 소장판이나 특별 프로모션용 제품에 대해서는 구매 제한을 가하고 있다. 타겟은 인터넷 상에서 재판매되는 물건의 품질에 대해 소비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며 여기서는 전혀 규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훔친 물건이나 가짜가 대량으로 거래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메이커로서는 피해가 적지 않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재판매 행위를 막을 방법은 사실 별로 없다. “지금과 같은 구매 제한 이외는 뾰쪽한 방법이 없다”고 노드스트롬과 홈 디포, 나이키 등의 소매업체를 대표하고 있는 잔 데블린 변호사는 말했다.
이베이는 현대판 야드 세일이며 인터넷이 있어 수많은 고객에 접근이 가능해 졌는데 작은 부작용은 어쩔 수 없다는 것.
이베이에 따르면 가장 서치가 많은 의류는 홀리스터, 에버크롬비&피치, 나이키와 고급 디자이너 제품들인 프라다, 구치, 마크 제이콥스 등이며 가장 인기 있는 패션 아이템은 드레스와 슈즈, 핸드백이다.
이베이서 되팔아 큰 이익을 보는 경우는 흔히 있다. 한정 판매로 물건이 달려 못 산 경우 가격은 원래보다 툭 튄다. 호울푸즈에서 팔았던 “I am not a plastic bag”이라고 프린트된 안야 하인드마취 캔버스 백은 원래 가격이 15달러였는데 대부분의 고객이 못 사고 빈손으로 돌아간 뒤 이베이에 등장하자 45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지난 봄 타겟에서 한정 판매됐던 디자이너 프로엔자 샤울러의 블루 실크 탑은 바겐 가격이 34.99달러였으나 이베이서 255달러에 판매됐었다.
같은 물건에 대해 더 비싼 값을 치르고도 사는 이유는 있다. 한정 판매를 하는 현장에 있지 못했기 때문. 시간과 공간의 간격을 채워 준 값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디자이너 제품인 경우 많은 웃돈을 주고도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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