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목장주 댄이 무법자 벤(왼쪽)을 호송하고 있닫.
수갑을 찬 무법자 러셀 크로우가 고참 바운티 헌터 피터 폰다를 인질로 잡고 있다.
미워하기 힘든 ‘별난 악한’
글렌 포드 주연한 57년작 리메이크
유혈폭력 삽입, 액션-심리전 버무려
1957년 델마 데이브스가 감독하고 글렌 포드가 평상시 자기 역과 달리 배드 가이로 나온 구성이 바짝 조여진 걸작 흑백 동명 웨스턴의 리메이크다. 포드의 상대역으로는 밴 헤플린이 공연했다.
소품이지만 긴장감 있었던 오리지널은 총소리와 살인이 거의 없다시피 한 선과 악을 대변하는 두 남자의 성격 심리 드라마와도 같았다. 리메이크는 오리지널을 확대시키고 유혈 폭력을 충분히 삽입, 현대인들의 구미에 맞도록 만들었다. 액션과 심리전을 잘 섞어 만든 튼튼하고 거칠고 보기 좋은 웨스턴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용서 받지 못한 자’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유감인 것은 곳곳에 믿기 어려운 점이 보이고 유혈과 폭력이 필요 이상으로 묘사된 점. 그러나 연기, 촬영, 내용, 구성 등이 좋은 즐길 만한 영화다.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애리조나에서 작은 목장을 경영하는 댄(크리스천 베일)은 남북전쟁서 한쪽 다리를 잃은 상이군인으로 가뭄과 빚에 쪼들리며 산다. 댄의 헛간이 방화되는 첫 장면에 이어 일단의 졸개를 몰고 다니는 악명 높은 무법자 벤 웨이드(러셀 크로우)가 현금수송 마차를 터는 장면이 연결된다. 그런데 냉정한 벤은 그림을 그리고 성경구절을 암송하는 별난 악한이다.
벤 일당은 댄의 목장 인근에 있는 작은 마을의 바에 들른다. 부하들이 먼저 떠난 뒤 벤은 바메이드와 재미를 보다가 체포된다. 마을의 법집행자들은 벤을 연방 관리에게 넘겨 재판 후 교수형에 처하기 위해 벤을 유마까지 운송할 기차가 정거하는 콘텐션까지 호송하기로 결정한다. 이틀간의 호송에 동참하는 것이 돈이 필요한 댄.
여기서부터 콘텐션에 이르기까지 수갑을 찬 벤은 카리스마와 간교로 자기를 호송하는 사람들을 마치 주인이 하인 다루듯 한다. 소위 신경전인데 벤은 저음으로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호송인들을 조롱하고 댄에게는 미끼를 제공한다.
사람의 성격 판단과 심리조작에 능통한 벤은 잽싼 동작으로 호송인 2명을 살해한 뒤 도주 직전에 뒤늦게 아버지를 돕기 위해 총을 들고 따라 온 댄의 아들 윌(로갠 러만) 때문에 실패한다.
호송되는 벤 일행을 그림자처럼 뒤 따르는 것이 벤의 제2인자인 사이코 속사 건맨 찰리(벤 포스터)와 그의 일당. 마침내 호송인들은 콘텐션에 도착하나 뒤따라온 찰리 일행이 무서워 모두 손을 떼고 댄만이 남는다. 그리고 이 긴 호송과정에서 벤은 댄의 인간성에 감복한다.
기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댄과 벤은 마을 호텔에 머무는데 여기서 벤은 끊임없이 댄을 설득하고 회유하고 유혹하면서 자기를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기차가 역에 도착하고 댄이 혼자 벤을 기차까지 호송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총격전이 일어난다. 끝이 오리지널과 완전히 다르다.
크로우가 미워하기 힘든 악인 역을 무게 있게 표현한다.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포스터의 연기다. 크로우와 베일의 연기를 완전히 압도한다. 피터 폰다가 노련한 바운티 헌터로 나오는데 거친 서부 풍경을 찍은 촬영이 감각적이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R. Lionsgat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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