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 철군 시간표 설정 시기상조
(서울=연합뉴스) 미국의 이라크 증파전략이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나면서 바그다드 일원에서 통계상으로는 치안상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뉴욕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증파전략 이후 바그다드 일원에서 차량폭탄공격이 줄어드는 등 치안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발표되고 있음에도 이것이 종파분쟁이 해소되고 있다거나 정부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고 있다는 조짐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까지 3개월 간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차량폭탄공격이 월평균 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건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었지만 증파전략이 시행된 이후 3만5천명이 바그다드를 떠났다는 구호단체의 발표는 부분적인 치안호전의 영향이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미군이 폭탄공격으로부터 인명과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바그다드 일원에 건설한 거대한 장벽이 오히려 바그다드의 발칸반도화에 대한 우려를 강화시키고 있다면서 증파된 미군이 내전의 양상을 완화시키기는 했지만 중단시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미군이 부족지도자들과 연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디얄라와 안바르주, 수니 삼각지대 등에서 치안이 호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당초 내놓은 증파전략의 목적이었던 바그다드의 안정과 중앙정부의 권력강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정부 대변인인 알리 알-다바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정부가 치안을 완전히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폭력사태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미군이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군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다바그는 이라크군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 다국적군의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면서 철군을 위한 시간표를 만들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알-바다그의 발언은 라이언 크로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증파전략의 효과에 대한 미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앞서 보스턴글로브는 페트레이어스 사령관이 내년 봄부터 단계적인 철군을 권고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AP통신은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퍼트레이어스 사령관과 크로커 대사가 이라크와 중동지역에서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며 증파전략 유지를 건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열린 이라크 평화를 위한 국제콘퍼런스에서 이라크 폭력사태가 인접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인접국가들에 테러리스트와 살인자들의 이라크 유입을 차단해 줄 것을 호소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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