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증 스트레스도 피하고 자기계발도 하고
2006년 센서스 - 8명중 1명꼴 아침 6시전 집 나서
수면 패턴·가정생활에 큰 영향
교통난으로 연 37억시간 허비
해롤드 쇼는 34마일 떨어진 직장에 가기 위해 매일 아침 5시30분에 애틀란타 교외의 집을 나선다.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에 따른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어 너무 좋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꼭두새벽 출근에 따른 대가도 적지 않다. 그는 밤 뉴스도 보고 아침에 조깅도 하곤 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형편이다. 출근을 위해 밤 9시면 잠자리에 들어 새벽 4시30분에는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6시에 집을 출발하면 꼭 프리웨이 위의 교통사고들 때문에 지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 DC로 향하는 새벽 프리웨이. 새벽에 출근길에 나서는 미국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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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출근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2일 발표된 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0년만 해도 아침 6시전에 출근길에나서던 미국인은 9명당 1명꼴이었지만 2006년에는 8명당 1명으로 크게 늘었다. 별로 큰 차이 같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이런 추세변화는 270만명의 꼭두새벽 출근자가 더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는 1,500만명의 미국인들이 이른 새벽 출근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미국인들의 생활 패턴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침 뉴스에서부터 브랙퍼스트 푸드 산업, 그리고 신문 배달과 운동 시간대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족들간의 관계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미국인들의 통근을 연구해 온 앨런 피사스키는 “새벽 5시전에 출근에 나서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으며 이는 당연히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2살난 딸을 두고 있는 미시간의 마사 페리는 출퇴근길 트래픽을 피하기 위해 새벽에 출근했다 늦게 퇴근하는 생활을 해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루 13시간 근무가 일상화 됐으며 무엇보다도 어린 딸을 돌보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근처에 사는 친정부모와 시부모가 아이 영육을 도와주고 있기는 하지만 육아 부담에 페리와 남편은 아이를 더 가질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뉴욕에 직장이 있는 엘리엇 블럼은 새벽 5시15분 뉴저지의 집을 나선다. 이 시간대는 45분이면 맨해튼에 도착한다. 러시아워에는 90분 이상 걸리는 거리다. 마라톤 러너이기도 한 블럼은 일찍 뉴욕에 도착해 센트럴 팍을 달리고 체육관에서 운동을 한 후 아침 9시 직장으로 출근한다. 그는 이른 출근을 건강과 취미를 위한 긍정적인 습관으로 만들었노라고 자랑한다.
미국인들이 매년 교통체증으로 허비하는 시간은 37억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텍사스 교통연구소의 데이빗 슈랭크는 “도로는 출근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믿을만하지 못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출근자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집을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다 보면 제시간에 출근하기도 하고 종종 20~30분 일찍 직장에 도착하기도 한다.
출근길 체증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인구증가다. 지난해 3억명을 돌파한 미국 인구가 2040년에는 4억명에 도달할 전망이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좀 더 싼 곳을 찾아 외곽으로 멀리 나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또 점차 많은 직장들이 근무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는 것도 이른 출근을 부채질 한다.
새벽 출근자들이 늘어 나면서 가정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정문제 전문가인 스테파니 쿤츠는 “출근 패턴의 변화는 수면뿐 아니라 그들의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영향은 물론 긍정적인 것이 아니다. 각 방을 쓰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부부간 대화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틴에이저들이 있는 가정은 밤 늦게까지 깨어 있는 아이들의 신체시계 때문에 문제가 한층 복잡해 지기도 한다. 부부중 한사람이 일찍 출근하게 되면 남은 사람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줘야 하는데 이것도 보통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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