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스님(필라 화엄사 주지)
나는 그동안 집중력(集中力)을 이용하여 참선·서예·묵화·방송원고·시·수필·법문준비·도량정리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시험해 보았다. 집중력을 가진 사람에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그 일에 대해서 한마음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매달린다. 이와 같이 이어지는 집중력으로 몸을 상할 염려가 있으니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에 집중력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용하는 것도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이따금씩 집중력을 길러볼 것을 권하지만 이미 집중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고 활용하는 사람에겐 사대육신(四大六身)을 잘 관리할 것을 권한다. 그야말로 어렵게 받아 난 이 몸으로서 집중력을 길렀다면 이제 멋있게 활용하고 회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숨
이 멎는 순간까지 혼신을 다해 하고픈 것을 하자면 건강을 유지하여 항상 기(氣)의 충만으로 자기는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력 활용으로 인한 과로가 겹쳤을 때 빨리 회복하지 않으면 차츰 차츰 집중력도 떨어질뿐더러 의욕을 잃게 된다.
집중력 활용에 있어서 사람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쪽에 쓰는 것보다 사람들을 위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쪽으로 써야 한다. 왜냐하면 집중력을 삿되게 활용하면 자기는 물론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의 악(惡)이 될 수 있다. 정신이란 분명 육체를 능가하기 때문에 육체가 정신력을 견뎌낼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
다. 그럴수록 집중력을 기르는 것 이상으로 몸의 건강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이란 어린아이와 같기에 항상 순리대로 다루는 것이 좋다. 정신만 있고 육체가 없어도 안 되며 육체만 있고 정신이 없어도 인간세상에서는 필요 없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중력을 활용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은 음식 섭취에도 있다. 가능하면 가벼운 음식을 선택하고 위에 부담 주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약간의 시장기를 느끼면 참지 말고 언제라도 물을 마셔주는 것이 좋고 소변이나 대변은 참지 않는 편이 좋다. 또한 음식을 많이 먹어 포만한 상태에 접어들면 육신의 나른함으로 인하여 정신이 혼미해지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피로를 무릅쓰고 일을 강행할 경우 이 몸은 곧 병을 앓게 된다는 사실이다.
어렵게 단련한 집중력을 욕심에 의하여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병이 생겨 생명을 단축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중력을 활용하는 이가 몸의 피로를 느껴 수면을 취할 경우 짧은 시간에 숙면을 취할 수 있어야 피로가 풀려 다음 일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만일에 집중력이 계속되고 있는 경우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간간이 시간을 내어 잠자는 것처럼 고요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긴 호흡을 하며 무념무상에 들어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온 몸을 쉬어 준다. 이렇게 잠깐 하고 나면 모든 피로가 말끔히 가시고 다시 일을 계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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