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가 안나(네이오미 와츠)를 만나면서 임무와 인간성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러시안 갱스터 니콜라이 역의 비고 모텐슨.
조직의 임무와 인간성 사이...
폭력의 광기...러시안 갱스터 스릴러
탄탄한 구성.빼어난 영상 등 완벽 조화
2005년 선과 악의 대결과 개인 정체성의 취약성 문제를 깔끔하면서도 가차 없는 폭력과 함께 묘사한 영화 ‘폭력의 역사’를 만든 캐나다 감독 데이빗 크로넌버그가 영화에 나온 비고 모텐슨을 다시 기용해 만든 잔인하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적이며 또 서스펜스 짙은 범죄 갱스터 스릴러다. 역시 중심 소재는 선과 악의 대결과 개인 정체성의 취약성인데 이번에는 여기에 가족문제라는 멜로물적 요소를 추가했다. 이 런던에 사는 러시안 갱스터 가족의 부자간 대립과 갈등과 애증은 마치 셰익스피어의 극을 연상케 한다.
탄탄하게 짜여진 각본과 구성, 냉철하고 주도면밀하면서도 격정적인 연출 그리고 어둡고 불길하고 차가운 시각 스타일과 분위기 및 앙상블 캐스트의 빼어난 연기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흥미진진하나 논란도 심할 영화다.
크리스마스 무렵의 밤. 런던의 러시안들이 사는 동네의 이발소에서 클로스업으로 묘사되는 면도로 사람의 목을 베는 첫 장면부터 보는 사람의 창자를 뒤틀리게 만든다. 이어 젊은 러시안 여자가 하체에서 피를 흘리며 약국에 들어와 쓰러진다. 이 여자는 병원에 옮겨져 딸을 낳고 숨진다. 이 딸을 돌보는 여자가 병원의 러시아계 이민자인 산파 안나(네이오미 와츠)인데 안나는 죽은 여자가 남긴 일기를 통해 신생아의 친척을 찾아주기로 결심한다.
죽은 여자는 거짓 약속에 속아 런던에 와 창녀가 된 여자로 이런 인신매매와 밀수 등의 범죄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보리 V. 자콘 조직. 이 조직의 한 분파인 세미온(아민 뮐러 스탈) 가족이 플롯의 중심 구성원이다. 무표정한 얼굴에 저음의 세미온은 무자비한 갱 보스로 성질 급한 망나니 아들 키릴(뱅상 카셀)보다 카리스마 있고 신비한 분위기를 지닌 과묵한 가족 운전사 니콜라이(모텐슨)를 더 믿는다. 그리고 키릴도 자기 그림자 같은 니콜라이를 부려 먹으면서도 그를 형제처럼 여긴다.
안나는 죽은 여자가 러시아어로 쓴 일기를 삼촌 스테판(저지 스코리모스키)에게 번역시켜 읽으면서 세미온의 정체가 드러나고 따라서 세미온의 제거 대상 리스트에 오른다. 그런데 세미온과 키릴의 지시에 따라 사체처리 등 온갖 진일 궂은일을 다 하는 니콜라이가 안나에게 감정을 느끼면서 그는 ‘가족’의 임무와 인간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끔찍한 살인과 유혈폭력과 기만과 음모와 배신과 복수가 판을 치는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한 폭력장면이 서너 번 나온다. 그 중에서도 아마도 영화사에 남게 될 폭력장면은 공중목욕탕에서 나체의 니콜라이가 날카로운 흉기로 자기를 공격하는 두 갱스터와 장시간 싸우는 장면. 문자 그대로 피 목욕이다.
모텐슨의 차갑고 조용히 위협적인 연기가 뛰어난데 이 영화는 정체불명의 남자의 심리상태에 관한 탐구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이 정말로 강렬한데 속편이 나올 듯이 끝난다. R. Focu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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