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복음서들은 갈릴리가 바로 예수의 활동 중심지였던 것을 보여준다. 예루살렘 지배층들이 갈릴리 사람들을 젤롯당으로 간주하여 불순분자로 여기고, 예수와 그 무리들을 갈릴리 사람으로 불렀던 것도 바로 이런 때문이었다. 저들이 베드로에게 “당신도 저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마26:69)한 것이나 “당신이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 당이다”(막15:70)한 말들은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갈릴리 사람이요 불순분자의 젤롯당과 한 패거리라는 것이다. 갈릴리의 역사와 정치 경제사들은 다 예수의 활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저희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고했다”는 고발(눅13:1)도 그 연유를 정확히 밝히기는 어려우나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얼마나 잔인하게 다루었던 역사적 반증이라 하겠다. 예수는 이런 보고에도, 갈릴리 사람들이 이런 박해를 받는 것도, 그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죄가 더 있어서가 아니라 답변했다. 예수의 죽음의 유일한 증인들이던 막달라 마리아와 또 작은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들이 다 예수가 “갈릴리에서 활동할 때 그를 쫓아 섬기던 자들”이었다고 마가는 증언한다(막15:40-41).
제자들이 배신할 것을 예고한 다음, 예수는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막14:28)하였다. 부활 후에 다시 만날 곳이 예루살렘이 아니라 갈릴리라고 한 사실은 예수의 소명이 무엇인지, 그가 왜 갈릴리에서 활동하셨으며 부활 후에도 가난하고 핍박받던 갈릴리로 또 가겠다 하는지 그의 뜻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다.마가의 입장을 분명히 따르는 마태는 예수가 갈릴리에서 활동했던 것은 폭정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을 해방하기 위함이요, 부활 후에 또 다시 갈릴리에서 제자들을 만나자 한 것도 아직도 폭군과 종교 지배자들에게 착취와 억압을 받으며 한과 가난 속에서 허덕이는 민중들을 구원하려는 것이었다. 마태는 예수를 민중을 해방하는 메시아로 믿은 것이다. 그는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사람들이 저를 “갈릴리 나사렛에서 나온 선지자 예수”라며, 갈릴리에서 온 선지자
임을 자랑스럽게 언급한다.
누가복음은 갈릴리에 온 예수가 그가 자라난 고향인 나사렛에서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펴서 그의 공생애의 시작에 앞서, 그가 앞으로 행할 소명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였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이에 예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시되, 이 글이 오늘날 너의 귀에 응하였느니라”(눅4:16-21).
눌린 자, 포로된 자, 눈먼 자들을 해방하는 것이 그가 이 땅에서 할 소명이요 이를 위해 그는 갈릴리에서 그들과 함께 살며 활동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예수가 지상으로 온 목적이요 크리스천이란 바로 이런 예수의 갈릴리 정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이다. 이를 몰이해하고 외면하며 지배 정치세력과 야합하여 교계교권이나 늘리고 추종하며 호의호식하려는 종교나 교회주의자라면, 이들은 벌써 예수를 핍박하던 예수 당시의 유대교권주의나 서기관 바리새파로 전락한다. 적그리스도란 뿔 달린 괴물 같은 마귀가 아니라 바로 예수의 정신에 역행하며 예수의 길을 거꾸로 역행하는 자들이다. 부흥을 자랑하며 심지어 ‘선교’라는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던 예수
의 아름다운 정신마저 물량화로 오염되어 국내외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교회는 뼈아픈 참회가 요청된다. 확실히 한국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 더 이상 예수의 갈릴리 정신을 역행하여 정교야합을 통한 물량확대의 자본주의 타락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니면 더 큰 파국의 시련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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