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불교사원연합회(회장 원영스님)는 지선(백양사 고불총림 유나·사진)스님을 초청해 14일 오후6시 대동연회장에서 전통 선(禪) 사상 미국 순회 강연회를 가졌다.
강연회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주최했고 대한불교조계종과 뉴욕불교사원연합회가 주관했으며 한국 정부 문화관광부가 후원했다.
강연회는 최유진씨의 사회로 식전 행사인 연등 만들기 체험과 다과 등으로 함께 친교를 나누며 시작됐다. 제1부는 정율스님의 축가, 개회선언, 원영스님의 환영사, 이세목 뉴욕한인회장의 축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의 격려사(총무원 경우스님 대독), 한국불교 소개 동영상 상영으로 진행됐다. 2부는 일미스님의 통역으로 휘광스님의 지선스님 소개, 목탁 삼배, 지선스님의 강연, 질의응답, 폐회 등으로 끝났다.
뉴욕불교사원연합회 회장 원영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 누구나 경험하듯 이민생활이 너무도 힘들 때 우리는 이곳 뉴욕에 첫발을 내리던 그 처음 마음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스스로 다짐한다. 삶의 여정에서 참으로 힘들 그 때에 다시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 내 내면의 그 어떤 힘을 불교에서는 여래장이라고 한다. ‘내 마음 속의 부처님’이란 뜻이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그 마음속에 부처님을 간직하고 있다. 여래장이다. 마치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것과 같으며, 또한 알이 있기 때문에 닭이 품고 있는 것과 같다. 이런 여래장을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참선을 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항상 참선을 하고 사회 속에서 남을 도우며 일상 생업을 하는 이런 모습을 중도적인 생활이라고 한다. 이것이 개개인의 본래 존재이고 또 가치 있는 생활이다. 오늘의 이 생활, 참으로 귀한 인연”이라며 “뉴욕 플러싱으로 대표되는 이 곳 현대사회에서 지선 스님의 참선 법문을 통해 우리 개개인의 일상생활을 다시 되돌아보고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지구상에 있는 여러 종교들은 인류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위해 각기 다양한 교리체계를 내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수승한 교리체계를 갖고 있는 불교는 최근 들어 오히려 서양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지선 스님의 이번 미국 순회법회를 통해 불자 여러분께서 한국불교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고 신심을 한층 공고히 다지시기를 기원 드린다”고 말했다.
지선스님은 ‘선과 현대사회’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인간의 모든 문제는 실재론적인 사고가 낳은 결과다. 무슨 말이냐 하면,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실재론적인 사고가 인격적인 절대신의 관념이나 범신론적인 실재의 개념을 싹트게 한다. 이런 사고는 신과 인간 본체와 현상, 주관과 객관이라는 이원론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 실재론적인 이원론은 모든 존재를 상대화시켜 인간을 모순과 갈등 속에 헤매이게 한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때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란 망아의 황홀상태나 무념무상의 무의식 상태가 아니다. 실체로서의 아(我)를 부정한 것이지 행위 하는 자체가 없다는 말 또한 아니다”며 “사색, 명상, 묵상, 좌망 생각 모든 개념들이 선이라고 볼 수 있고 선은 모든 개념이 걸러지고 정화된 기초이자 그것마저 투과된 것을 말한다. 선은 모두를 초월한 근본 자리(진심)이며 그것마저도 초월한 자리를 말한다.
그러므로 일체를 초월하여 일체를 형성하는 것이 선의 근본 본질이며 현상의 모든 이치”라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나(我)는 우주의 완벽한 모습이요, 그 속에 숨겨진 본질이다. 그 본질은 내가 부모 뱃속에서 나오기 이전 소식이요, 천지만물 형성 이전 소식이다. 이와 같이 선을 하면 깨달은 자, 즉 참사람이 된다고 한다. 참사람을 다른 말로 무위진인이라고도 한다. 무위진인(無位眞人)이 될 때 현대문명의 모든 병폐를 극복할 수 있는 참자기를 발견한다. 무위진인은 본래로 이성적 인간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성적인 분석으로는 무위진인이 이성적 인간상에 출현하고 있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무위진인이 자각하면 감성과 이성이 바로 진인의 출현이 되는 것이다. 무위진인은 참으로 장하고 위대하다. 선과 악, 이성을 초월하여 생사가 없다. 시간과 공간이 거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근본 원리나 신이나 부처나 조사도 그 자리에는 없다. 그 자리에서 역사와 문화를 창조한다. 그러나 절대 현재의 참모습인 참사람, 무위진인까지도 우주 밖으로 추방함으로서 자유자재하게 사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명욱 기자> myong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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