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재했던 한 음식점을 다시 한번 찾았다. 당시 취재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했던 아쉬움 때문에 이번에는 기자신분이 아닌 평범한 손님으로 그곳에 간 것이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넓지 않은 공간에 손님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는데 주방 아주머니 한명, 식당 홀에는 주인 아주머니 한명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손님들은 계속해서 밀려들어오고 주인 아주머니 혼자 웨이트레스와 카운터 일을 동시에 감당하느라 쩔쩔매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이미 전화로 투고 음식을 주문해 놓았던 기자도 한참을 기다려서야 음식을 받을 수 있었는데,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들의 표정에는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정갈하고 깔끔한 음식 맛으로 입소문이 난 타운내 또다른 한식당도 주인 아주머니가 혼자 웨이트레스와 카운터의 1인 2역을 담당한다. 이 식당 역시 ‘맛은 있지만 밥 한번 먹으려면 인내심을 갖고 오래 기다려야 되는 식당’으로 유명하다. 그 맛이 사무치게 그리워 ‘미워도(?) 다시 한번’ 찾게 되지만, 사람만 좀 더 고용한다면 좀 더 유쾌하게, 신속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한식당이라도 6가길의 모 식당은 사정이 다르다.
4인용 테이블 6개, 2인용 테이블 3개 들어가는 아담한 규모의 식당인데, 주인 아주머니 이외에 주방 아주머니 3명, 라틴계 직원 3명, 웨이트레스 3명이 일한다.
주인 아주머니는 “이렇게 해야 음식을 천천히 정성 들여 만들 수 있으며, 직원들이 주중 적어도 하루나 이틀은 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얼마 전 가든 그로브에 문을 연 한식집도 직원들을 상대로 ‘스마일 상’을 선정, 소정의 상금을 전달한다. 주인은 “자발적인 웃는 얼굴로 고객들을 대하게 장려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적은 돈을 투자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좋은 예다.
최근 타운 경기가 불경기라 식당들도 울상이다. 직원을 더 고용하고 안 하고는 식당 주인 각각의 경제·개인 사정에 따른 것이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직원을 고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식당을 성공시키려면 돈을 남기려 하지 말고 사람을 남겨라”라는 한국의 창업경영연구소 이사인 안정훈 상권분석전문가의 말을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고용인을 줄임으로서 당장에 얻게 되는 금전적 여유보다는 고용인들과 고객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택할 것을 권한다. 눈에 보이는 금전적 소득은 줄지만 적어도 맛있어서 찾아온 손님들이 기다림에 지쳐 발길을 돌리는 일은 없어질 것이니 말이다.
한국의 한 유명 재태크 서적의 내용중에는 “푼돈에 현명하고 목돈에 바보스럽다”라는 말이 있다.
눈앞의 작은 푼돈에 인색하다보면 단골손님 확보 및 비즈니스 번영에서 나오는 목돈의 흐름을 놓치게 된다. 푼돈에 현명하고 동시에 목돈에도 지혜로울 수 있는 통찰을 갖추어야 하겠다.
홍지은 / 특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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