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 지도법사, 죽림정사 주지 법륜 스님
9/28 디앤자 칼리지 특별강연회 지상중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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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회오리였다. 한줄기 소나기였다. 지난 9월28일(밤) 쿠퍼티노 디앤자 칼리지에서 펼쳐진 SF정토회(총무 허성호) 주관 법륜 스님 초청 강연회는 보기에 따라 듣기에 따라 아닌 밤중에 홍두깨질을 당하듯 위크엔드 시작 첫머리의 놀이와 놀기 유혹을 뿌리치고 물어물어 그 곳에 찾아가 10시 훨씬 넘어 깊은 밤까지 그 자리를 지켜준 청중들이 가차없이 말매질을 당했다. 흠씬 두들겨 맞으면서도 어허 오호 아하 신음처럼 탄성을 자아내며 청중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부릅 떴다. 사찰 순회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약 200명이 컨퍼런스 룸을 거의 채우고 때로는 말과 말 사이 그 길고 깊은 어떤 빨아들임에 휩쓸려 호흡을 죽여가며 때로는 웃음과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스님의 법문에 미세안테나와 마이크로현미경을 고정했다.
실컷 두들겨 맞고도, 움켜쥔 뭔가를 뭉터기로 빼앗기고도 강연회장을 떠날 땐 거개들 벅차고 흐뭇한 표정이었다. 약 30분에 걸친 정토회 및 스님 소개, 예불에 이어 밤 8시쯤부터 시작된 스님의 강연은 당초 예정과 달리 즉문즉설로 시작해 즉문즉설로 끝맺으며 10시25분까지 이어졌다. 법륜 스님의 강연을 몇차례에 걸쳐 지상중계 형식으로 연재한다.
오늘 법문의 주제는 행복이라는 주제로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질문을 받으면서 제가 답을 하는 형식으로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5분정도 시간을 드릴테니까 질문이 있으신 분은 종이를 좀 나눠주셔서 질문을 적어서 제출해주시기 바랍니다.
1)화두가 잘 안될 때는 관음정근도 하는데 항상 꾸준하지는 못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이 안될 때는 어떤 정진을 하면 좋을까요?
2)안녕하세요. 멀리 이 곳까지 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화두가 무엇인가요? 어떠한 마음으로 화두를 해야 할까요? 그리고 화두를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요? 많은 분들이 화두를 들라고 하는데 어떻게 어떠한 화두를 해야 하는지요?
첫번째 질문입니다. 화두에 대한 얘기고 화두가 뭔지 화두가 안들릴 때는 어떻해야 하는지 그냥 관음정근을 해도 되는지 질문이에요.
어떤 한 선사, 선사라는 것은 참선을 해서 깨달음을 얻겠다고 하는 입장을 가지고 수행하는 사람들을 선사라고 그래요. 한 선사가 스승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아주 부지런히 참선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겨울, 선방 앞 마루에 앉아서 따듯한 햇살을 쪼이면서 아주 깊은 명상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옆에서 뭔가 자꾸 딸그락 딸그락 무슨 소리가 나요. 우리가 명상을 할 때는 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든 거기에 마음을 뺏기면 안돼요. 천개의 벼락이 쳐도 꿈쩍않을 자세로 그렇게 화두를 들면 화두를 하고, 명상을 하면 명상을 하고, 염불을 하면 염불을 해야 되거든요. 이렇게 가르치지마는 여러분 실제로 해보면 따악 이렇게 앉아 명상을 하는데 옆에서 자꾸 계속 딸그락딸그락 딸그락 딸그락 이러면 신경 안쓰고 할 사람 있으면 한번 손 들어보세요 (웃음). 자꾸 궁금해지죠? 뭔가- 이게. 그럼 마음 속에 많이 갈등을 일으키게 되죠. 이거 눈뜨고 봐야되나 계속 해야되나 (웃음) 대부분 다 시간이 경과되면 다- 집니다.
여러분 이렇게 눈을 딱(옆으로 샛눈) 이렇~게 곁눈질 해서 보니까, 강아지가 즉 개가 한 마리 마른 뼉다귀, 살점 하나 없는 마른 뼉다귀를 하나 물고 가서는, 이 두 앞 발로 끌고가서는 이빨로 깍깍깍깍 씹더니 탁 뱉고는 깍깍깍 씹더니 탁 뱉고 또 깍깍깍 씹더니 탁 뱉고, 개들이 그렇게 하는 거 알아요? 구경 못 해 봤어요? 이 세상에서 제일 실익이 없는, 할 일 없는 짓을 할 때 그걸 뭐라 그래요? 개가 마른 뼉다귀를 씹는 것과 같다.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 살면은 한국 사람들 아이가. 이런 말도 모르나. 그 마른 뼉다귀 라는 거는 아무 살점이 하나 없다 이 말이에요. 아무리 씹어봐야 득될 게 하나 없다.이런 얘기에요. 개가 그런 게 많습니다. 강아지들이. 그런데 이렇게 따악 보니까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단 말에요.
그 때 마침 부처님의 경구가 하나 생각 났어요. 이게 뭐냐면, ‘일체중생 개유성불’이라. 모든 중생은 다- 부처가 될 수 있다, 모든 중생에게는 다 불성이 있다. 이런 얘기에요. 모든 생명 가진 중생은 다 부처다 이런 얘기에요. 그건 늘 배워서 알고 있다 얘기예요. 그런데 딱 개가 하고 있는 짓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 모든 생명 가진 존재, 즉 중생이 다 부처라면 저 개도 뭐에요, 부처죠. 그럼 개가 부처라면 개가 하는 짓은 다 뭐다, 부처의 행위지. 그럼 저 개가 마른 뼉다귀를 씹고 있는 것도 다 뭐에요, 부처의 행위에요. 근데 자기가 볼 때 저건 천하 쓸데 없는 짓이에요. 만약에 저게 천하에 하나 쓸데없는 짓이라면 분명히 개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으니까 개는 뭐가 아니다? 부처가 아니고, 개가 부처가 아니라면 일체중생이 다 부처다, 라는 말은 맞지가 않는단 말예요.
경전에 ‘모든 중생은 다 부처다’ 그러면 ‘아 그래 맞어. 우리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은 다 부처라고 한다.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거는 선하고는 거리가 먼 거에요. 모든 중생이 다 부천지 아인지 어떻게 알아. 증거는 부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이거 하나 밖에 없어요. 니 어떻게 아느냐. 경전에 써 놨더라... 지금 오늘 우리가 부처가 어떻고 저떻고 하는 다 이런 식이에요. 경전에 써놨더라. 어느 스님이 말하더라. 어느 책에 보니 있더라. 백과사전에 있더라 이런.. 근데 늘- 이런 얘기들은 구체적인 현실에 딱 직면하면 의문이 생겨요. 소위 말하면 믿음이 흔들린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 개도 부처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거에요, 개 하는 꼬라지를 보니까.
그래서 스승에게 찾아갔어요. 기록은 물론 점잖게 되어있지만 이건 원래 그렇게 있었던 얘기에요.
스승님. 왜. 저 개새끼도 부첩니까? 이렇게 물었어. 저 개새끼한테도 불성이 있습니까? 그렇게 물었어. 그럼 정답이 뭐요. 그럼, 불성이 있지. 왜요?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이 있으니까. (그)건 열반경에 부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니까. 그렇게 말씀하면 되잖습니까.
근데 이 불교가 좀 괴팍해요, 솔직하게 말해가. 그래 스승이 하는 말이, 야 이놈아. 개새끼한테 무슨 불성이 있노? 이런단 말이에요. 그 말은 있다는 말이에요 없다는거 얘기에요? 없다는 얘기에요. 무! 무! 없어!
이 한 마디에, 눈이 멀고, 귀가 먹었다. 이렇게 말합니다. 눈이 멀어버리고 귀가 먹어버렸다.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고 아무것도 들리는 게 없다. 한 마디로 말하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졌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도대체 알았던 모든 것들이 쓸모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무가 화두가 된 거에요, 무자 화두는.
우리 같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 이러며는, 첫번째. 스님요~ 열반경에는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이 있다고 써놨지 않습니까, 이렇게 말하겠죠. 그래요 안그래요. 그러죠. 이 말이 무슨 말이에요. 스님이 틀렸다, 이 말 아니에요. 경전에 써져있던데요. 그 말은 스님이 틀렸다. 그러면 스승의 말을 지금 믿는 거요 안 믿는 거요? 안 믿는거지. 선에서는 스승의 말을 믿지 못하면은 성불을 못합니다. 이 사람은 성불할 수가 없어요. 왜. 스승의 말을 말을 믿지 않기 때문에. 스승의 말을 믿지 않으면 이미 그는 스승이 아니에요. 이름만 스승이지 이미 스승이 아니라 이 말이에요.
아니면 어떻게 될까. 스승의 말을 믿는다면 어떤 생각이 일어날까요. 열반경이 틀렸나? 이런 생각이 들겠죠. 그래요 안그래요, 그렇죠? 그럼 열반경이 틀렸나? 이 생각이 들면 누구 말을 안믿는 거에요. 부처님 말을 안듣는 거에요.
그러면 부처님 말을 안 믿는데 성불할 수 있으까 없으까, 도저히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하겠어.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스승의 말을 믿으니 부처님 말을 거역하게 되고, 부처님 말을 믿으니 스승님 말을 못믿는 게 돼잖아요. 아니면 또 하나가 더 있어요. 머리를 긁적긁적 그러면서 하이고 누 말이 맞노. 이렇게 하겠죠. 경에는 이 말을 써놨고 스님은 이렇게 말하고 어느 게 맞노, 이 말이에요. 이건 둘 다 못믿는 거에요. 이거는 영원히 해탈 못하는 사람이에요. 스승 말도 안 믿고 부처님 말도 못 믿으니까. 우리 대부분은 어디에 속합니까. 이 세번째에 케이스에 속합니다. 여그도 아까 질문이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고 어떤 스님은 저렇게 말하는데 스님 어떻게 된겁니까. 이 스님도 못 믿고 저 스님도 못 믿고. 내가 또 뭐가 그러면 딴 스님한테 가서 법륜스님은 이렇게 말하는데요.(웃음) 이거는 이 스님이 이렇게 말하고 저 스님은 이렇게 말하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인자 본인의 문제에요.
그럼 이 셋이 다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다시 말하면 스승도 부정하고 부처도 부정하고, 아니면 스승을 부정하고, 아니면 부처를 부정하고. 이 셋이 아니면 뭐에요. 스승도 인정하고 부처님도 인정하고. 즉 스승의 말도 믿고 부처의 말도 믿으면 어떤 심리현상이 일어날까. 부처님께는 모든 존재에는 불성이 있다! 철저하게 믿는다 이 말이에요. 스승은 없다! 그 말도 믿는단 말이에요. 그럼 어떤 심리현상이 일어날까.
개에게 불성이 있습니까? 할 때 스승이 없다! 무라! 할 때 바로 눈이 멀어버리고 귀가 먹어버리는 거에요. 청천벽력같은 소리에요.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 이거에요.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다 이 말이요. 스승이 무라!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민가 이거에요, 이게. 무라! 하는 이게 도대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게 도대체 어떤 의민가 이거에요.?
이게 밥 먹다가 생선이 목에 딱 생선뼈가 걸려가지고 에헤에헤 해도 안 빠지고 흠흠 해도 안넘어가고 물 마셔도 안 넘어가고 밥 먹어도 안넘어가고 꽉 걸려가지고, 앉으나 서나, 오나 가나,? 남 하고 대화를 하나 전화를 하나 TV를 보나 (목을 만지며) 항상 따끔따끔따끔.. 신경이 쓰이는 것처럼 이렇게 무라는 말이 목에 생선뼉다구가 걸리듯이 콱 걸려가지고 내려놓을래야 내려놓을 수 없어야, 뭐라고 한다, 화두다. 이걸 가지고 있느니 없느니 이런 걸 뭐라 한다, 사량분별이다. 이 무라는 한마디가 내가 아직까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다 무용지물화시켜 버리는 거에요. 이런 걸 화두라 그래.
근데 화두가 잘 안들리는데요- 이건 화두가 아니에요. 놓을래야 놓을 수 없는 게 화두지-. 얘기하다가 놔버리고, 자다가 일어나 놔버리고, 밥 먹다가 놔버리고, 거 화두가 아니에요. 화두라고 이름하는 하나의 관념이지. 남이 무자 화두로 깨쳤다니까 나도 한 번 깨쳐 보자고 무라(눈 감고)!. 스님 화두 하나 주세요. 그래. 무(눈 뜨고). 예, 무라(눈감고)~ 하다 또 잊어뿌리고. 또 밥먹다가 잊어뿌리고(눈뜨고) 또 무라(눈감고)!~? 이런걸 뭐라 한다. 사구. 죽은 화두라. 팽생 참구해 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 개가 마른 뼉다구 무는 거와 똑같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이런 거는 기독교인이 하느님을 믿는 거나 똑같은 거요. 아무 그냥 흉내내가 하는 거지, 자기 인생이 아니에요. 남이 먹다버린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하고 같애. 이건 선이 아니에요.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거는, 어떤 답을 찾을 수가 없어. 아는 것 같고는 이거는 안돼. 알고 모르고의 분상을 넘어서가 있는 거지, 꽉 막혀가지고. 경전을 뒤져서 알 수 있고, 물어서 알 수 있고, 백과사전 보고 알 수 있는 거는 화두가 아니에요. 그래서 눈이 멀어버리고 귀가 먹어버렸다 이런 말을 하는 거에요. 콱 막혀갖고. 이걸 차고 나가야 돼요. 이게 백척간두 진일보에요. 그 때 이 모습, 스승의 가르침과 붓다의 가르침이 통일이 되는 거, 이 절대모순이에요.
그러기 땜에 나중에 말하면, 나중에 교리적으로 말하면, 있다도 아니고 없다도 아닌, 있다 없다를 초월했다, 유도 아니고 공도 아닌, 유(와) 공을 초월했다. 그래서 색즉시공도 아니고 공즉시색도 아닌 그게 그냥 단순한 이론의 얘기가 아닙니다. 그게 중도요. 이것은 이걸 넘어야, 스스로 뛰어넘어야, 차고 나가야 중도를 증득한다. 공을 증득한다. 화두를 타파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아는 분상 갖고 안돼요. 아는 분상이라는 것은 그건 관념이니까. 그럼 우리 오늘날 우리 선불교가 왜 이렇게 생동감이 없느냐. 사구를 탐구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삶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다면- 자기 삶에 대해서 진지하다면 인생사 전부가 화두 아닌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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