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요사이 남가주에 대상포진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대상포진은 본래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가 활동을 재개하며 나타나는 질환으로 몸의 면역력이 갑자기 저하된 경우에 발생합니다.
원인을 살펴보면, 노환으로 체력이 감소한 경우, 감기, 폐렴, 암 치료 이후에 체력이 급격이 감소한 경우,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급변한 날씨에 인체가 적절히 적응하지 못한 경우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스트레스와 피로 때문에 종종 발생하기도 하여 여러 학생들을 도와준 경험도 있습니다. 사실 젊은 사람들은 체력이 그다지 쇠퇴하지 않아 발병 당시 잘 치료하고 원인을 제거하면 회복이 빨리 되기도 하지만, 노년층은 기초 체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어 치료가 쉽지 않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합니다.
대상포진은 Varicella-Zoster Virus의 감염이 원인인데, 이는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서 수두를 앓은 사람의 신경세포 내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해서 대상포진을 일으킵니다.
나타나는 증상은 대상포진의 발진들은 다른 피부병과는 달리 가렵지가 않고 작열감이 주증상입니다. 피부 표면이 따갑고 스칠 때마다 아픈 느낌이 환자분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짧으면 며칠, 길면 몇 주가 지속되는데 대개 3~4주 내에 발진이 없어집니다. 일정한 말초신경의 지배영역에 신경통과 함께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작은 수포가 생기며, 그것이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늘어서는 것이 특징인데, 동시에 림프선의 통증을 느끼면서 붓게 됩니다. 신경통은 발진의 전후로 나타나며, 그 정도는 가벼운 통증, 가려움증, 감각장애에서부터 심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심한 통증이 ‘포진 후 신경통’으로 장기간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50세 이후의 환자들의 경우엔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고 거의 허리 한 바퀴를 감을 정도로 심하게 앓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피부와 털은 폐에 속한다 라고 하였으며 폐는 피부와 털을 주관하고 나쁜 기운이 폐에 있을 때 피부통증을 일으킨다 하였습니다. 병변의 색이 청색이면 통증이 있고 흑색이면 마비증이 있으며 황적색은 열이고 하얀색은 차가워서 나타나며 다섯 가지의 색이 다 보이면 차갑고 열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피부질환의 요인은 풍, 습, 열, 층, 독이 있지만 대부분 열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환이 많습니다. 한방에서는 대상포진이 심장과 간경맥의 풍화나 비장과 폐 경맥의 습열 때문에 일어난다고 봅니다.
내부 장기의 열을 식히고 몸 안의 습기를 조절하여 쌓인 독을 풀어주는 것이 대상포진 치료의 근본 원리입니다. 이는 곧 청열, 이습, 해독이라고 합니다. 피부가 빨갛고 따끔거리면서 아프면 용담초, 당귀 등을 배합한 용담사간탕을,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를 정도로 심할 때는 제습위령탕 등을 처방하고 2차적으로 신경통이 발생할 때에는 열독을 치료하는 방풍통성산, 연교패독산, 황련해독탕이나 시호청간탕 등을 활용하여 치료하고, 간혹 한약으로 만든 외용 연고제를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침치료도 효과적이지만, 부항이나 뜸 치료는 함부로 행하지 않습니다. 또한 노인의 경우에는 피로나 허약이 근본 원인이기 때문에 원기를 도와줌으로써 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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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