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에 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의 교육인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4월1일 기준 미 전국의 747개 주말 한글학교에서 4만3,746명의 우리 자녀들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 정규 교육 시스템 내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도 이제는 150여개 교에 달한다. 더욱 고무적이기는 대학 내 한국어 교육 열기이다. 2006년 기준 83개 대학에 한국어 강좌가 있어서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이 탄력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한인 학부모들의 열의가 높아진 때문이다. 90년대 이전만 해도 한국어 공부는 미국 정규 교육과는 무관한 과외의 부담으로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어가 SAT II의 시험과목으로 채택되면서 한글학교 공부가 대학진학 준비의 중요한 과정으로 자리매김했다. 둘째는 글로벌 시대가 한국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진출한 미국 기업들, 미국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들 모두가 한국어를 잘 하는 직원들을 원하고 있다.
셋째, 한국의 발전이 한국어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류 열풍을 탄 아시아권 타민족들의 한국어 학습 열기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어 교육이 유례없는 파종기를 맞았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한인으로부터 비한인까지 광범위하게 한국어 수업 인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씨를 뿌리는 단계일 뿐 타 외국어들이 누리는 결실을 맺자면 아직 요원하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보다 전문적인 한국어 교육 방식이다. 주말 한글학교들의 80%가 교회 부설 학교들이라는 사실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교사들이 열의는 넘치지만 언어교육의 전문가들이 아닌 경우가 보통이다. 부모에 의해 등 떠밀려 배우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재미있어서 배우는 한국어 공부가 되려면 교육에도 첨단기법이 필요하다. 한국어 교재가 미국서 자라는 학생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한국학교들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정부도 미국 내에서 일어나는 이같이 고무적인 변화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세계화 시대에 미국의 한국어 인구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으로서 해외 한국어 교육 지원예산은 너무 미흡한 수준이다. 장차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확을 기대하며 한국어 교육 지원 예산을 늘리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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