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4대 강국의 질투와 시기 어린 눈총 속에, 그리고 국내의 비판과 염려속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회담이 지난주 평양에서 무리없이 잘 마무리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일자에서 남한의 레임덕 대통령과 북한의 예측 불가능한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갖는다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폄하 하는데 주저치 않았으며, 로이터 통신은 휴전협정 당사자는 한국이 아닌 미국 이라며 남북의 접근과 화해에 대하여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10월4일 공동선언 10개항 합의문의 핵심골자는 ‘남북 경제 공동체 건설의 청사진’내지 ‘한반도 평화와 경제 협력 매스터 플랜’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어떠한 표현을 쓰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발해만과 남포 앞바다의 유전 공동 개발과 개성공단 활성화 및 사업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필요한 통행,통관,통신(3통) 문제를 해결 하자는데 뜻을 함께 하였다. 또 서울에서 신의주 까지의 철도와 고속도로의 개보수를 통하여 현재 남한의 약 25배에 달하는 막대한 광물자원 개발과 중국, 러시아, 더 나아가 유럽의 막대한 시장을 겨냥하는 좋은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그동안 남한 정부와 국민은 북한의 질 좋은 철과 아연, 마그네 사이트, 석회석, 흑연 등 경제적 가치가 높은 광물자원과 발해만과 남포 앞바다의 유전 개발권등이 중국에 헐값으로 팔아 넘겨지지 않을까 우려해 왔었는데 이 사안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속 시원히 해결되었다.
또한 우리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직항로가 개설됨으로 인하여 중국을 경유 해야만 했던 번거로움과 시간과 경비의 절감을 가져옴은 물론 북한의 관광산업 발전과 국가 재정에 많은 도움을 주게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밖에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하고 이 대립의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취하던 중국어선단을 견제하고 통제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해주 앞바다의 북방 한계선(NL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군사적 대치 개념이 아닌 경제 협력의 큰 틀안에서 풀어나간다는 데 공감하였다.
이러한 많은 합의 사항과 공통의제들은 단 한가지도 소흘히 할 수 없는 굵직 굵직한 사업들이다. 그런만큼 이 사업들이 순탄하게 잘 진행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남북한 정부와 지도자들의 ‘남북관계 발전 평화 번영 선언’을 지킬 확고한 인식과 의지가 필요하다. 두번째로는 제도와 체제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호이해의 바탕위에서 해결하기 쉬운 사업과 쌍방에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을 우선 순위로 정해 추진하는 지혜를 보여야 한다.
세째로는 쌍방의 병력과 재래식 무기를 감축하여 생기는 막대한 국방비 잔여금을 경제개발과 경제협력 확대로 전환하여 한반도 평화와 남북공동번영 기금으로 활용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네번째로는 차기 아니면 차차기 정사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청사진( Blue Print)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물론 우리민족간의 흔들리지 않는 협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초지일관해 앞에 놓여 있는 깊은 강과 험난한 산을 넘어 단계적이고도 순차적으로 통일의 만리장성을 쌓는 기초가 다져지게 된다.
그 과정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다. 즉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와 이산가족 상봉확대등 인도적 문제와 핵폐기라는 커다란 암초, 그리고 재래식 무기 감축과 병력축소 등 첩첩산중이지만 남북의 정상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여 통일의 징검다리를 몇개 건너 뛰는데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박건우 한미평화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