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LA 한인 은행수가 10여개에 달하지만 70년대 LA 한인 사회가 갓 발돋움할 때는 가주 외환 은행(CKB) 단 하나뿐이었다. 지금 LA 한인 금융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간부급 중 상당수가 외은 출신이라는 점에서 CKB는 초창기 한인 비즈니스 성장은 물론 한인 은행계 발전에도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CKB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렇게 된 데는 한국에 있는 모 은행의 안일한 경영 태도가 주원인이었다. 행장을 비롯 간부급은 한국에서 발령 받아 나오고 현지 채용 직원은 승진의 폭이 제한돼 있었다.
거기다 현지에 적응할만한 하면 교체하는 인력 시스템, LA 파견을 골프 연수쯤으로 생각하는 근무 자세, 연줄과 압력에 따른 대출 결정 등 숱한 모순으로 소규모 후발주자 한인 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다 결국 한미에 흡수 합병돼 버린 것이다. 1982년 첫 한인 은행으로 한미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CKB와는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한국의 하나은행이 커먼웰스 은행에 3,500여만달러를 투자,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한다. 한국 자본의 한인 은행 투자는 최근 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한인 은행들에게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만큼 한인 사회와 한인 은행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미국과 한인 사회를 아는 한인 은행의 노하우와 이곳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투자 여력이 풍부한 한국 자본이 결합할 경우 침체에 빠진 한인 금융권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이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자본과 한국 인력이 들어왔다고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 실정을 무시한 무리한 결정과 낙하산식 인사, 한국과 로컬 이사들 간의 갈등 등이 발생할 경우 재도약은커녕 몰락의 길을 걷기 십상이다. 커먼웰스와 하나 은행 경영진은 세심한 협의와 협력을 통해 CKB의 전철을 밟는 우를 범하지 말고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선례를 남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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