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과열 양상
주택 가격 하락과 모기지 대출을 갚지 못한 차압 주택의 증가 등 주택시장의 침체가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싼 값에 집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면서 주택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집의 상태를 직접 확인도 않은 채 경매로 집을 사놓고 보는 사례도 나타나는 등 과열양상 마저도 빚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주말에 이틀간 열린 경매 현장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과열된 경매시장 분위기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 미니애폴리스 컨벤션센터에서는 차압된 주택 340채를 경매하는 이 지역 역대 최대의 차압주택 경매가 실시됐다. 은행 수표 5,000달러를 포함해 구입가의 5%에 해당하는 돈만 있으면 참여할 수 있는 경매장에는 오전 10시에 이미 7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발디딜틈이 없었고 일부는 밖에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경매 시초 가격은 1,000달러짜리 침실 3개짜리 주택에서부터 72만9,000달러짜리 저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대출 이자율 상승,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집이 차압되는 이들의 불행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부분의 주택이 3분 이내에 팔려나갔고 이틀간 경매에 붙여진 주택 340채의 85%가 팔렸다.
9만9,000달러에 경매가 시작된 주택의 호가가 15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경매를 포기한 티나 선더는 너무 과대 평가됐지만 사람들에게는 집을 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을 보지도 않은 채 경매로 구매에 나서는 투자자도 등장해 브라이언 카일과 짐 카샤는 방 4개짜리 주택을 14만5,000달러에 구입하기도 했다. 건설업자인 카일씨는 사진만 봤지만 충분히 싸게 구입한다면 1년간 임대를 놓은 뒤 주택 가격이 올라갈 때 팔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매는 미네소타주에서 차압된 주택의 극히 일부를 매각하는 것으로, 비영리단체인 미네소타 주택소유센터의 줄리 구긴 사무국장은 미네소타주의 차압주택이 작년의 1만1,000채에서 올해는 2만채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경매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주거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네소타주 짐 다브니 의원은 이런 현상은 차압 위기의 징조라면서 집을 소유해 살기 보다는 투자 수단으로 집을 구입한 뒤 임대를 놓는 현상이 확산될 경우 주거 불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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