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3년째를 맞았던 LA국제섬유전시회가 지난 15일부터 3일간 캘리포니아 마켓 센터에서 ‘글로벌 코리아 섬유주간’이란 주제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코트라 LA 무역관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수혜품목이 될 한국산 섬유류의 미주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기획했으며 한국섬유직물 수출입조합,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경기도, 대구시, 경상북도가 공동 주최했다.
한미 FTA의 발효시 한국산 섬유제품의 관세율 철폐조항이 포함될 예정인 만큼 올해의 행사는 한국 측 업체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과 참여가 높았다. 그래서 65개 섬유업체가 참여했으며 해외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10개의 의류업체도 동참했다.
코트라 LA 무역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기간동안 약 280여 로컬업체가 참석해 실질적인 구매 상담시간을 가졌고 행사도 성공리에 마쳤다”며 “BCBG, BeBe 등 세계 유명 브랜드와 포에버 21, 팽, 원클로딩 등 대형 한인의류업체도 참석해 행사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행사에 참석했던 로컬업체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 이들은 행사장에는 로컬업체 업주들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 행사 개최 여부조차 모르는 업주들이 상당수였다고 전언했다.
다운타운 의류업체의 한 업주는 “한국산 우수 섬유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행사장을 찾았는데 업체 매출 규모 등을 물어 대형업체인지를 확인하는 등 어딘가 냉대를 받는 기분이었다”며 “사람도 많지 않아 현장이 썰렁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한미 FTA 체결을 앞둔 만큼 한국 업체 못지 않게 많은 LA 로컬의류업체에게도 이번 행사는 다양한 원단 소싱을 확보함으로써 최근 2∼3년간 지속된 불경기 탈피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미약한 홍보는 물론 한인의류협회와의 업무 협조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업체의 대외 사업을 알리는 데 그친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는 인식을 강하게 남겼다.
한인의류협회 측은 “코트라 LA 무역관으로부터 정식적인 업무 지원 요청이 없었다”며 “실제 행사의 공식 초청장조차 받지 못하는 등 처음부터 이번 행사는 LA 로컬 의류업체를 뒷전으로 내몬 채 추진됐던 것 같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코트라 LA 무역관 측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코리아 섬유주간’이라는 행사로 명칭을 변경하며 행사 자체를 LA에 국한시키지 않고 세계를 무대로 포괄적으로 이끈다는 목표 때문에 한인의류협회의 참여 부분을 사실상 자제했다고 밝혔고 초청장 발급도 내부적 차질이 있었다며 어느 정도 실수를 인정했다.
한국 섬유산업의 글로벌 주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자 패션의 중심도시인 LA에서 우수 제품을 소개한 이번 행사는 분명 뜻깊은 행사였다. 하지만 주최측이 LA 섬유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로컬의류업체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인다면 ‘글로벌코리아 섬유주간’은 향후 세계적 섬유행사로 더욱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진호 /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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