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히 건강 회복하기만 바랄 뿐이죠”
▶ 최수지씨 위해 창고 보관 가두 등 일체 제공
한인사회에서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돕고 있는 말기암 환자 최수지씨와 어린 유복자 아들을 위해 가구와 생활도구 일체를 모두 제공하겠다고 나선 만복 이삿짐의 케빈 & 크리스틴 정 사장 부부.
“그저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가구와 생활도구들을 내놓는 것뿐인데 너무 쑥스럽네요.”
말기암 환자로 유복자 아들을 키우며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인 최수지씨<본보 10월11일자 A3면>를 위해 가구 등 일체를 제공하겠다고 선뜻 나선 만복 이삿짐의 케빈 & 크리스틴 정 사장 부부는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라며 마냥 겸손해했다.
“두 딸을 키우는 부모 된 입장에서 최씨의 사연이 남의 일 같지 않아 기사를 읽어 내려가면서 눈물을 씻을 수 없었다”는 정 사장 부부는 뭐라도 도울 일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방 한 칸 없이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는 최씨 모자의 형편을 감안, 살 곳이 마련되면 가구와 생활도구를 제공하기로 결심했다고.
17년 전 이민 와 지난 15년간 이삿짐 등 운송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정 사장 부부는 그간 여러 말 못할 사정으로 이삿짐을 맡겨 놓은 뒤 수년간 주인이 찾지 않는 짐들을 모아 수시로 불우이웃에 기증해 왔다. 특히 독거노인들의 이사를 무료로 도와 온 것은 물론,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인들에게 각종 생활물품들을 챙겨 전달한 경우도 수없이 많다. 정 사장 부부의 선행을 듣고 때론 공장 등에서 물품을 기증해 오고 있으며 직접 창고를 찾아오는 교회나 자선단체 등에는 언제든지 필요한 물건들을 내주고 있다.
이사비용은커녕 수년간 창고 보관료도 한 푼 받지 않아 손해가 막심하기에 남들 같으면 창고 물건을 차라리 중고품으로 팔아치워 손해를 최소화하는데 연연할 테지만 정 사장 부부는 그저 불우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창고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다. 짐이라고는 달랑 가방 하나 뿐인 최씨 모자를 위해 정 사장 부부는 텔레비전과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침대, 소파, 책상 등 가구는 물론, 밥그릇과 수저세트에 이르는 잔살림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아내 크리스틴 정씨는 위 절제수술 후 아직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최씨를 위해 이삿짐을 나른 후 집안 청소며 부엌살림 정리까지 맡겠다고 자청해서 나섰다. 이외 타월과 화장지, 치약과 칫솔, 샴푸 등 중고를 사용할 수 없는 생필품들은 새것으로 알뜰히 챙기는 배려까지 잊지 않았다. 최씨 모자가 한인사회의 도움으로 25일께 새로운 거처로 옮길 예정인 가운데 크리스틴 정씨는 앞으로도 수시로 최씨 모자의 집을 방문해 살림살이를 거들어 줄 계획이라고.
“부디 최수지씨가 빨리 건강을 회복하기만을 바란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몫을 해내고 싶다는 정 사장 부부의 얼굴에는 어둑어둑 가을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 속에서도 환한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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