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가 대형 산불로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샌타바바라에서 멕시코 접경에 이르는 7개 카운티에서 18개 화재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 40여만 에이커가 거대한 불의 장막에 갇혔다.
24일 오후 현재 전소되거나 부분적으로 불탄 주택은 대략 2,000채, 같은 피해를 당한 상가건물은 180여 채,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었던 건물은 총 28만500여 채에 달한 것으로 공식 집계 되었다.
사상 최대 대피행렬
무섭게 다가드는 불길의 기세 앞에 대피행렬은 줄을 이어서 의무적 대피구역 주민 32만1,000명을 포함 총 100만 명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피인구로는 캘리포니아 사상 최대 규모이다. 한바탕 화마가 휩쓸고 간 남가주 곳곳의 피해지역들은 잿더미 위에 골조만 앙상하게 남아 그 참혹한 풍경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산불은 남가주에서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남가주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지난 2003년 화재가 채 기억에서 지워지기도 전에 또 다시 이런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샌디에고 카운티를 집중 강타했던 2003년 산불은 총 75만 에이커를 태우고 주택 3640채와 22명의 인명을 앗아가면서 막심한 피해를 남겼다.
대부분 중상층 거주지역이 피해를 입은 이번 화재 역시 피해규모가 10억 달러 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규모가 덜했을 뿐 산불은 그 사이에도 남가주에서 매년 있어왔다. 연례행사처럼 찾아드는 산불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가 있다고 본다. 반복되는 재해를 통해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다.
시급한 건축규제
지나친 개발에 대한 자제이다. 산불의 빈도가 잦아지고 확산 범위가 커지는 원인은 기본적으로 두가지이다. 자연의 몫과 인간의 몫이다. 지구온난화와 연관된 기후변화, 그리고 사람들의 개발 욕심이다. 연중 고온건조해서 산야가 극도로 메마른 남가주는 그 자체로 산불 위험지역이다. 여기에 샌타애나 강풍이 불어 닥치면 작은 불씨 하나가 엄청난 산불로 커지곤 한다.
아울러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산야가 줄어들면서 산불은 ‘산불’로 끝나지를 않고 있다. 지난 수십년 사이 점점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개인주택 건축 붐은 특히 산불위험을 높이고 있다.
산림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이들 주택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은 커지고 인명과 재산 피해가 늘어난다. 산불 위험 지역에 대한 건축 규제가 시급하다.
이번 산불로 우리가 특히 가슴을 졸인 것은 직간접 피해자 중 한인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샌디에고 카운티의 경우 거의 4,000명에 달하는 한인들이 화마를 피해 대피했다. 전체 한인 인구 3만5,000명 중 10%가 넘는 숫자이다.
십시일반 정성 모아야
이민 와서 피땀 흘려 마련한 삶의 보금자리를 하루아침에 잃을 위기 앞에서 그들은 얼마나 불안한 심정이었을까. 대개는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빅 베어 인근의 한인 기도원 등 건물이 전소되는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들의 비통함에 커뮤니티가 위로의 손길을 보내야 하겠다. 재난을 당할 때마다 가장 힘이 되는 것은 가족이나 친지, 혹은 동족의 따뜻한 보살핌이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통해 위로 받는다는 사실은 재난 때마다 확인되는 진리이다. 샌디에고의 교회들과 한인회가 신속하게 재해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대피자들에게 숙 식을 제공한 것은 높이 살만하다.
우리가 나눌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자. 정성어린 라면 한 상자, 담요 한 장, 따뜻한 차한잔이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커뮤니티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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